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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자작나무숲·감악산 출렁다리···'언택트 여행' 여기 가자

중앙일보

입력

명절 가볼 만 한 언택트 여행지 3

가평 잣향기푸른숲 언덕에 자리한 물막이 둑. 잣나무 숲을 거닐다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가평 잣향기푸른숲 언덕에 자리한 물막이 둑. 잣나무 숲을 거닐다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코로나 시대에도 여행은 필요하다. 여행이 곧 치유고, 힐링이어서다. 도시인의 우울과 피로가 날로 쌓여 간다. 하나 코로나 시대의 여행 달라야 한다. 되도록 안전하고 여유롭고 덜 붐벼야 한다. 멀리 나갈 필요 없이, 경기도 안에서 한적한 분위기의 ‘언택트 여행지’를 찾았다. 명절 연휴에 인파를 피해, 하루쯤 숨어들기 좋은 장소기도 하다.

BTS도 반했다 - 양평 서후리숲

숲에 파고들어 한가로이 하루를 보내노라면, 절로 도시의 피로가 사라질 것만 같다. BTS가 다녀간 자작나무숲으로 유명한 양평 서후리숲.

숲에 파고들어 한가로이 하루를 보내노라면, 절로 도시의 피로가 사라질 것만 같다. BTS가 다녀간 자작나무숲으로 유명한 양평 서후리숲.

아미들이 꼽는 버킷리스트 여행지 중 하나. ‘2019년 BTS 시즌 그리팅’ 달력 화보를 찍었던 일명 ‘방탄숲’이다. 인지도 탓에 시끌벅적할 것 같지만, 숲은 되레 고요하다. 옥산(578m)과 말머리봉(500m)이 병풍처럼 둘러싼 서종면 서후리 가장 안쪽에 숲이 틀어박혀 있어서다. 차 한 대 겨우 지나는 좁은 시골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숲으로 들 수 있다.

전체 30만㎡(약 9만평) 규모로, 한 가족이 20년 세월에 걸쳐 숲을 가꿔오고 있다. 50년 수령의 교목이 쭉쭉 뻗은 자작나무숲을 비롯해 단풍숲‧메타세콰이아숲 등이 오솔길을 따라 이어진다. 음식물‧돗자리‧등산용 가방 반입 금지, 산악회‧관광버스 출입 금지 등 서후리숲에서는 안 되는 게 더러 있다. 대표 오진리(38)씨가 말하는 “조용한 휴식을 막는 요소들”이다. 덕분에 단정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숲 전체에 배어있다. 주차장에서 여러 차를 봤지만, 어디로 숨었는지 정작 숲에서는 오가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BTS가 화보를 찍은 자작나무숲에서 사람을 기다리다 홀로 셀카를 찍고 내려왔다. 입장료 7000원.

산린이·레깅스족의 놀이터 – 파주 감악산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한때 주말 하루 5000명이 다녀갈만큼 붐볐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많이 한적해졌다.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한때 주말 하루 5000명이 다녀갈만큼 붐볐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많이 한적해졌다.

출렁다리 건너 감악산은 인적도 없고, 호젓하기가 이를 데 없다. 운계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범륜사와 운계폭포.

출렁다리 건너 감악산은 인적도 없고, 호젓하기가 이를 데 없다. 운계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범륜사와 운계폭포.

감악산(675m)에서 언택트 여행이라니, 난센스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감악산은 2016년 9월 출렁다리 개통 이후 구름 같은 인파가 모여들던 장소다. 한때 주말 평균 5000명 이상이 다녀갔다. 요즘은 하루 입장객이 1000명을 넘지 않는 날이 많단다. 지난 19일 오후 찾은 감악산 역시 한산했다. 출렁다리를 독차지한 듯한 연출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그나마 최근 ‘산린이(초보 등산인)’의 산행 코스로 다시 주목을 받는 중이다. 인스타그램 속 ‘#감악산출렁다리’ 게시물은 한껏 맵시를 부린 레깅스족의 인증사진으로 도배된 지 오래다. “빼어난 경치와 편의성 덕분”이라고 감악산 관리팀 윤종선 주무관은 설명했다. 주차장에서 대략 10분이면 출렁다리에 닿는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감악산을 배경 삼아 기념사진을 담을 수 있다는 얘기다. 출렁다리 너머의 범륜사와 운계전망대, 등산로는 상대적으로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로이 산과 숲을 즐길 수 있다. 정상까지 편도 1시간30분 거리인데, 코스가 그리 험하지 않아 등산 초보도 쉬이 오를 수 있다. 입장료 무료.

숲의 진가 - 가평 잣향기푸른숲

가평 잣향기푸른숲. 산책로에 들면 20m 높이의 잣나무가 사방을 에워싼다.

가평 잣향기푸른숲. 산책로에 들면 20m 높이의 잣나무가 사방을 에워싼다.

울창한 숲에 들면 삼림욕만큼 간단하고 탁월한 힐링법도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축령산(886m)과 서리산(825m) 사이 해발 450~600m 중턱에 포진한 ‘잣향기푸른숲’은 국내 최대 규모 잣나무 조림지다. 자그마치 153ha(약 46만 평) 규모. 수령 90년을 헤아리는 잣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데, 죄 키가 20m에 육박할 만큼 훤칠하다. 그 안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산책로가 뻗어 있다. 워낙 넓어 숲에 드는 순간 거리두기와 언택트가 자연히 실현된다. 오솔길을 거닐든, 나무 밑 평상에 누워 잣 향기를 맡든 되는대로 호젓하게 쉬다 나오면 된다.

잣나무림의 어깨쯤 되는 언덕에 자리한 산중호수는 꼭 들러 가야 한다. 산사태와 산불을 막기 위해 만든 물막이 둑인데, 사방이 트여 있어 운치가 대단하다. 잣향기푸른숲은 거닐기 좋은 숲이자, 경기도가 직접 관리하는 산림 치유 시설이다. 예약(10명 이하)을 통해 무료로 숲 해설 또는 비대면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 1000원.

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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