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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나비콜·우버까지···공정위 등록 가맹택시 벌써 13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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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시내를 주행 중인 카카오T블루 택시. 박민제 기자

시내를 주행 중인 카카오T블루 택시. 박민제 기자

콜택시 1위 '나비콜'과 글로벌 모빌리티 '우버'가 국내 프랜차이즈(가맹) 택시 시장에 진출한다. ‘타다금지법’으로 불린 여객자동차법 개정안 통과 이후 국내외 주요 모빌리티 기업 대부분이 기존 택시와 유사한 가맹택시를 선택한 셈. 반면 완전히 새로운 운송서비스를 표방한 ‘플랫폼택시’를 하겠다는 사업자는 많지 않다. 정부가 모빌리티 혁신 모델로 강조한 플랫폼택시보다 가맹택시에 사업자들이 더 몰려드는 이유가 뭘까.

무슨 일이야?

· 콜택시 업계 1위인 나비콜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운송가맹사업 면허 인가를 받았다. 모바일 택시호출 앱 카카오T가 나온 후 위축된 사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가맹택시를 택한 것. 현재 나비콜을 쓰는 택시는 서울 5000대, 대구 3000대 가량이다. 나비콜은 이 중 500대 이상을 가맹택시로 모았다. 서동성 나비콜 부사장은 “조만간 서울부터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버코리아는 지난 18일 가맹 참여 희망자(개인·법인 택시)에게 제공할 정보공개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했다. 정부에 운송가맹사업 면허 인가를 신청하기 전에 자격을 검토받는 절차다. 우버 관계자는 “한국형 우버 택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 택시와 유사, 위험부담 적어 #카카오T 1위 시장에 13곳 뛰어들어 #“주도권 잡으려 출혈경쟁 거셀듯” #새 모빌리티 플랫폼택시는 찬밥

가맹택시가 뭐야?  

가맹본부 등록한 주요 모빌리티 기업.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가맹본부 등록한 주요 모빌리티 기업.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운송가맹사업은 파리바게뜨·GS25처럼 가맹사업자가 개인·법인택시를 가맹점으로 모아 규격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방식을 말한다. 호출 비중이 높지만 일반 택시처럼 배회 영업도 가능하다. 콜비(1000~3000원)와 부가서비스 비용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외관도 일반 택시보다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 가맹택시는 2009년 도입됐지만, 한동안 참여하려는 사업자가 없었다. 서울 기준으로 택시 4000대 이상을 모아야 가맹사업을 할 수 있을 만큼 기준이 높았다. 지난해 3월 케이엠솔루션(당시 타고솔루션즈)이 처음으로 국토부 인가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타고솔루션즈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했다. 이후 올해 초 여객자동차법이 개정돼 가맹사업 면허 기준이 500대로 낮아졌다.
· 현재는 케이엠솔루션의 ‘카카오T블루’, KST모빌리티의 ‘마카롱택시’가 가맹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부동의 1위 카카오T블루는 전국 1만 372대다. 타다 운영사 VCNC, 반반택시 운영사 코나투스, 현대차가 투자한 포티투닷(서비스명 유모스탭) 등도 가맹택시를 준비 중이다. 비수도권 지역사업자까지 합치면 공정위에 사업 등록을 한 업체만 13곳에 달한다.

가맹택시, 왜 인기?

플랫폼택시를 몇대나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 시내 주행 중인 택시가 뒷유리에 "국토교통부는 택시총량 약속을 이행하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주행 중이다. 박민제 기자

플랫폼택시를 몇대나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 시내 주행 중인 택시가 뒷유리에 "국토교통부는 택시총량 약속을 이행하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주행 중이다. 박민제 기자

위험부담이 적고 플랫폼 택시보다 '가성비'가 높아서다. 새 여객자동차법 시행으로 플랫폼 기반 모빌리티 사업을 합법적으로 할 방법은 3가지뿐. 완전 새로운 형태인 플랫폼 택시(내년 4월 법 시행), 가맹택시, 택시호출앱이다. 이중 플랫폼 택시는 기존 규제(요금 및 외관)를 전혀 받지 않는 모델로 주목받았다. 문제는 가맹택시 대비 사업성이 밝지 않다는 점.
· 플랫폼택시는 (택시 감차 등에 쓰일) 기여금을 내야하고, 몇대를 운행할지 총량도 규제 받는다. 현재 국토부는 기여금을 ‘운행 건당 800원, 대당 월정액 40만원, 매출의 5%’ 중 한 방법을 택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다. 100대 미만 사업자에겐 기여금을 면제해준다지만, 이는 곧 성장하는 데 한계가 분명한 사업이란 의미다. 택시업계가 최근 ‘총량제 약속’을 지키라며 국토부를 압박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 플랫폼택시를 하려면 차량을 사업자가 새로 확보해야 한다. 기존 택시에 주어지던 유가보조금, 부가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없다.
· 반면 가맹택시는 기존 택시를 활용하면 된다. 택시면허를 살 필요도 없다. 물론 외부 도색(랩핑) 비용과 앱미터기 설치, 기사 교육 등 일부 비용이 발생하나 새로 차를 사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일반 택시처럼 배회·호출영업 모두 가능하다. 플랫폼 택시는 호출영업만 허용된다.
· 이렇다보니 현재까지 일부 초기 스타트업을 제외하고는 플랫폼 택시에 적극적인 기업이 별로 없다. 가맹택시를 준비 중인 모빌리티 업체 한 관계자는 “플랫폼 택시는 사업자 입장에선 불확실성 투성이인데다 (보조금이 많은)택시와 기본적으로 경쟁이 안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가맹택시는 쉬울까?

택시 동승 플랫폼 반반택시를 운영해온 코나투스는 가맹 택시 브랜드 ‘반반택시 그린’을 출시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사진 코나투스]

택시 동승 플랫폼 반반택시를 운영해온 코나투스는 가맹 택시 브랜드 ‘반반택시 그린’을 출시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사진 코나투스]

줄줄이 진출하고 있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 일반 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본점이 손님을 모아준다. 브랜드 파워가 세고 자본력도 갖춘 본사가 마케팅을 통해서 가맹점 매출을 올려주는 방식. 하지만 택시 시장은 다르다. 길에서 몇 분만 기다리면 택시가 오는데, 조금 더 쾌적한 가맹택시를 타겠다고 기다릴 고객층이 두텁지 않다. 즉 택시호출 앱과 가맹택시 시장을 모두 장악한 카카오모빌리티 정도를 제외하고는 가맹비로 수익내기가 쉽지 않단 얘기다.
·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나 배달업계처럼 시장 전체를 장악해 1위 플랫폼 사업자로 올라서고, 이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나 다른 시장에 진출해 돈을 버는 방식이 유력하다”며 “당분간은 시장 주도권 잡기 위한 치열한 출혈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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