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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는 '옵'니다" 원작자는 정선군 공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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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일 충남 청양군과 읍사무소가 추석을 앞두고 '불효자는 옵니다' 등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다양한 현수막을 읍내 곳곳에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일 충남 청양군과 읍사무소가 추석을 앞두고 '불효자는 옵니다' 등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다양한 현수막을 읍내 곳곳에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불효자는 ‘옵’니다”

조대현 임계면사무소 주무관 #“추석 현수막 공모, 트로트 떠올라”

최근 충남 청양군이 지역에 내건 현수막 문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추석 때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취지. 광고 카피를 연상케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화제가 됐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강원도 지역 공무원. 정선군 임계면사무소 조대현(43·사진) 주무관이다. 조 주무관은 23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추석 연휴 이동 자제 현수막 디자인 공모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명절 민족대이동과 효 문화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려 했다”며 “추석에 한 번 안 내려온다고 불효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던 중 미스터트롯에서 정동원군이 가수 배호씨의 ‘불효자는 웁니다’를 부른 게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불효자는 옵니다’와 함께 가수 ‘노라조’의 노래 슈퍼맨을 개사해 ‘아들아~추석엔 오지말거라 아버지~구정엔 내려갈게요’ 라는 친숙한 현수막 문구도 함께 제출했다. 현재 정선군청사엔 이 문구가 담긴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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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광고학을 전공한 조 주무관은 “평소 광고 카피에 관심이 많아 공모에 참여했다”며 “노래 제목을 ‘웁니다’에서 ‘옵니다’로 바꾼 뿐 것인데 큰 관심을 받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 주무관은 출판 관련 회사에 다니다 2015년 10월 고향인 정선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번 현수막 공모는 이달 초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대응 화상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추석엔 (고향에) 안 오는 게 효도라는 것을 홍보하고, 좋은 아이디어는 공유해 붐을 조성해보자”고 한 게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에 정선군은 지난 7~8일 직원,군민을 대상으로 현수막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고, 접수된 200여 개 문구 중 26개를 선정해 현수막 시안을 만들었다. 전국 256개 자치단체에도 현수막 디자인을 무료 배포했다. 정선군 관계자는 “재미있는 문구가 많아 방역활동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전국 자치단체에 행정망을 통해 공유했다”고 말했다.

정선=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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