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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본 뉴스’ 순위 없애는 네이버, 다양성 강조…투명성은 글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네이버가 뉴스 편집 방식을 바꾼다. ‘남들이 많이 본 기사’ 대신 ‘내가 선택한 언론사·기자의 기사’를 보여주고, ‘조회 수 많은 기사’보다 ‘인공지능(AI)이 골라준 기사’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보다 다양하고 개인 맞춤형의 뉴스 소비가 가능해진다. 단, AI의 추천이 강화되면서 투명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23일 네이버는 공식 블로그에 다음 달 중으로 ‘많이 본 뉴스’ 순위를 노출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정치ㆍ경제ㆍ사회 분야별로, 전체 언론사의 기사를 ‘조회 수’나 ‘댓글 수’ 많은 순서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것. 네이버는 “기사 소비가 다양해지고 구독 언론사별 소비가 두드러짐에 따른 결정”이라며 “모바일 뉴스에 먼저 적용하고 PC 뉴스 서비스도 개편할 것”이라고 했다.

다양성 지향

이번 서비스 개편으로 사람들이 많이 본 기사라도 각 이용자의 ‘구독’과 뉴스 소비 방식에 따라 네이버 뉴스 배열에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전 국민에게 동일한 뉴스 순위를 보여주지 않겠다는 것. 네이버 뉴스가 최근 강조하는 ‘쏠림 대신 분산’ 정책의 연장선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 이용자가 구독하는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와 네이버의 AI가 추천하는 뉴스를 보여주는 영역을 구성했다. 네이버는 “구독과 추천을 도입한 후, 전체적으로 기사 소비가 그 전보다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조회 수(PV) 10만 이상인 기사 수가 이전보다 24% 감소하는 등, 소수의 기사가 집중적으로 읽히는 대신 더 많은 기사가 골고루 읽히게 됐다는 것.

다음달 개편되는 네이버 모바일 뉴스. 분야별 많이 본 뉴스 대신 71개 언론사의 기사를 1개씩 랜덤으로 보여준다. 사진 네이버

다음달 개편되는 네이버 모바일 뉴스. 분야별 많이 본 뉴스 대신 71개 언론사의 기사를 1개씩 랜덤으로 보여준다. 사진 네이버

‘정치ㆍ경제ㆍ사회ㆍITㆍ생활’ 등 분야별 ‘많이 본 뉴스’를 1개씩 보여주는 대신, ‘언론사별 많이 본 뉴스’를 1개씩 보여주는 개편도 시행된다. 네이버에 따르면 71개 언론사에서 기사 1개씩, 총 71건의 기사가 동일한 확률(랜덤)로 배열된다. 지금은 A 언론사의 기사가 각 분야에서 모두 가장 많이 읽혔다면 A사의 기사가 '많이 본 뉴스' 영역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각사의 기사가 71분의 1 확률로 노출된다는 의미다.

개인화 강조

네이버는 개인 맞춤형 기사 제공도 강화한다. 이용자가 ‘구독’을 선택한 언론사·기자의 기사가 더 많은 영역에서, 우선 노출된다. 많이 본 기사 순위도 구독한 언론사 내 순위만 제공된다. 중앙일보를 네이버에서 구독하는 독자에게는 중앙일보 기사 중에서 많이 본 순위가 노출되는 식이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10월부터 이용자가 구독한 언론사의 기사를 뉴스 첫 화면에 보여주고 있다. 해당 영역에는 각 언론사가 직접 고르고 편집한 기사가 배열된다.

이용자가 개별 기자를 ‘구독’하고 그의 기사를 모아보는 ‘기자 페이지’도 강화한다. 기자가 직접 자신의 페이지에 보여줄 주요 기사를 고를 수 있게 하겠다는 것.

투명성은 두고 봐야

네이버는 현재 ‘많이 본 뉴스’와 ‘댓글 많은 뉴스’를 보여주며, 개별 기사의 조회 수와 댓글 수를 노출하고 있다. 순위를 매긴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 랭킹 대신에 지금 본 기사와의 내용 관련성,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다른 기사, 현재 인기도 등을 고루 결합해 새로운 기사 추천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조회 수나 댓글 수 같은 일차원적 수치 기반이 아닌,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이라는 의미다. 포털 뉴스들이 받아 온 ‘알고리즘 공개’ 요구나 투명성 논란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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