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호남을 향한 반성문을 또 썼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호남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 때 호남 지역에서 단 한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후보조차 제대로 못 냈다”며 “이유 불문하고 전국 정당으로서 집권을 지향하는 정당이 어느 지역을 포기하고 전 국민에게 실망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민심을 보고 꾸준하게 호남을 챙겨 주민과 소통하고 신뢰가 쌓이면 진정성이 전달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고질적인 지역주의와 지역 갈등을 넘어 국민 대통합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회(위원장 정운천)가 기획한 이날 ‘호남 동행’ 행사엔 김 위원장 이외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48명의 당 소속 현역 의원이 참여했다. 타 지역 의원이 광주와 전남ㆍ북 지역에 ‘제2의 지역구’를 갖고 호남의 각종 현안 및 예산을 챙기자는 취지다.
김 위원장에 이어 단상에 오른 주 원내대표는 “(사과가) 너무 늦었다. 호남에 죄송하다. 호남에 죄송하다”며 “지금부터 제대로 잘하겠다. 마음 열고 곁을 내 달라. 호남과 동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약무호남 시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총선 참패 뒤 국민의힘은 호남 민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 비대위 출범 당시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들에게 “우리가 호남에서 외면받으면 국민에게 다가설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정당엔 미래가 없다”며 호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9일엔 광주 5ㆍ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었다. 당시 그는 “부디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