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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찾는 '개 코' 코로나도 찾을까…핀란드 공항 '코로나 탐지견' 실험

중앙일보

입력

지난 22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공항에서 코로나19 탐지견 발로(왼쪽)과 이티가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22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공항에서 코로나19 탐지견 발로(왼쪽)과 이티가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여행객 가방 속 숨겨진 마약이나 폭발물을 잡아내는 '개 코'. 이 '개 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잡아낼 수 있을까, 핀란드 헬싱키 공항이 '코로나 탐지견' 실험에 나섰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3일(현지시간) 헬싱키공항이 이날부터 개 후각을 이용한 코로나19 탐지 실험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헬싱키대 연구진은 "개가 10초 이내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탐지할 수 있다"며 "여행객들에겐 1분 이내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사람의 건강 변화가 체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의 후각을 활용한 코로나19 탐지법을 고안했다고 한다. 헬싱키대 연구팀 안나 헬름 비예르크만 연구원은 "개들이 PCR과 항체검사보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더 잘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PCR에서 아직 양성반응을 보이지 않는 감염자를 찾아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탐지견' 코시(왼쪽) 미이나가 훈련사와 교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 탐지견' 코시(왼쪽) 미이나가 훈련사와 교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당초 '코로나 탐지견'으로 16마리를 훈련했지만, 6마리는 공항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탈락했다. 나머지 10마리 중 4마리는 투입 대기 중이고 6마리는 아직 훈련을 받고 있다.

헬싱키공항의 '코로나 탐지견'은 여행자와 직접 접촉하지는 않는다. 사전에 실험 참여에 동의한 사람들이 목에서 땀을 닦아 입국장에서 제출하면 탐지견은 이 샘플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참여자들은 이와 별도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받아야 한다. 탐지견이 코로나19 양성자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검사하기 위해서다.

'코로나 탐지견' 코시가 공항을 누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 탐지견' 코시가 공항을 누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개의 후각을 이용해 코로나19 탐지 실험이 진행된 바 있지만, 이번 핀란드의 실험은 규모가 가장 크다. UAE 보건당국의 지난여름 '코로나 탐지견'을 실험은 초기 90% 이상의 정확성을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로나 탐지견이 효과적이라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확대하긴 어렵다"고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그래도 탐지견이 과부하에 걸린 코로나19 검사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으로 탐지견이나 훈련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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