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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승무원 10명중 1명, 원전직원보다 방사능 10배 맞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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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자료사진. [사진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자료사진. [사진 대한항공 제공]

여객기 객실에서 근무하는 운항 및 객실 승무원 10명 중 1명은 원자력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방사능 피폭량보다 10배가량 더 많은 방사능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객실 승무원의 피폭 관리 및 예방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서 '운항·객실 승무원 피폭 현황' 등 자료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 운항·객실 승무원 1만628명 중 986명의 우주 방사선 피폭량은 4mSv(밀리시버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항 승무원 301명의 방사선 피폭량은 4~5mSv, 68명의 피폭량은 5~6mSv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폭량이 4~5mSv인 객실 승무원은 617명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운항·객실 승무원 5653명 중 110명의 피폭량이 4mSv 이상이었다. 원전 종사자의 지난해 평균 피폭량은 0.43mSv로, 일부 승무원들의 방사능 피폭량이 이보다 10배에 이르는 셈이다.

지난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전체 평균 피폭량은 각각 2.82mSv와 2.79mSv로 나타나 원전 종사자 평균보다 높았다.

박 의원은 "항공 승무원 피폭 관련 정보는 국토부 고시상 5년 보관하게 돼 있고, 이마저도 이직 시 누적이 되지 않고 있다"며 "국제적 기준에 맞게 퇴직 후 30년간 기록을 보관하게 하는 등 승무원 우주방사선 안전기준을 확대·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국토부 고시,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를 위한 안전지침 등 법으로 정해진 연간 50mSv, 5년간 100mSv 기준보다 더욱 강화된 연간 6mSv를 넘지 않도록 승무원 비행스케줄을 편성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원전종사자, 의료기관 등 타 분야와는 달리 연간 누적우주방사선량 6mSv를 넘는 승무원은 단 한명도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매월 승무원 개인별 누적 우주방사선량을 사내 정보사이트에 등재해 상시 조회가 가능하다"며 "승무원을 대상으로 건강상담 등 필요한 의료지원을 제공 중"이라는 입장을 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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