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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의회 “동복댐 관리권 이양”…광주시와 홍수 때마다 피해 갈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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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면

전남 화순군의회가 “지난달 집중호우 때 광주광역시가 화순 동복댐 물을 제때 방류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며 댐 관리권 이양을 요구하고 나섰다. 동복댐은 행정구역상 화순에 속해 있지만 광주시 전체 가구의 60%가 상수원으로 활용하는 곳이어서 관리권을 광주시가 갖고 있어서다.

“집중호우 때 물 방류로 침수 피해” #시 “홍수조절 기능 없는 상수원용”

2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화순군의회는 지난 4일 동복댐의 관리권을 화순군으로 이양할 것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광주시에 전달했다.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397㎜의 폭우가 화순에 쏟아질 때 광주시가 동복댐 물을 미리 방류하지 않아 인근에 침수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에 근거해서다.

지난 16일 광주시 상수원인 전남 화순군 동복댐에서 물이 방류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6일 광주시 상수원인 전남 화순군 동복댐에서 물이 방류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화순군의회는 건의서에서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댐 수위가 최대치에 이른 지난달 8일 오전 10시께 초당 970t의 물을 긴급 방류해 동복댐 하류 70세대 주민 111명이 고립되는 등 피해를 봤다”고 했다.

앞서 동복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502명도 지난달 19일 동복댐 방류로 인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광주시에 제출한 바 있다. 동복댐 관리권을 가진 광주시 측에서 제때 홍수 피해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광주시와 화순군은 2002년과 2003년 태풍 ‘루사’와 ‘매미’가 접근했을 때도 동복댐 수문 개방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이에 환경부는 2003년 동복댐을 상수원으로 활용하는 광주시를 관리권자로 인정했다. 화순군의회 측은 다시 갈등이 불거지자 수질 유지에 관한 권한은 광주시가 갖더라도 댐 시설을 관리하는 권한은 화순에 양도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기천 화순군의회 의장은 “화순군이 동복댐 주변에 홍수방지 활동을 하더라도 광주시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한적으로나마 방류량 조절 등을 할 수 있도록 관리권 분할을 따져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동복댐은 홍수조절 기능이 없는 상수원 목적의 댐”이라며 “최고 수위는 168.2m인데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수문은 167.2m여서 높이가 1m 차이밖에 안 나 수문을 열어도 많은 물을 뺄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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