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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김경수 건드렸다고…與추천 조성대에 호통친 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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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중이니까 답변할 수 없다든지 중립을 지켜야지, 자세가 그래서 되겠어요?”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민주당이 추천한 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를 향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이나 김경수 경남지사 사건이 시비를 가리고 있고 재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후보자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언하는 자세는 무엇이냐”며 소리를 질렀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서다. 양 의원의 호통에 조 후보자는 답변 대신 침묵했다.

여당 추천 후보자에 호통친 민주당

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오종택 기자

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오종택 기자

호통의 발단은 앞선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한 조 후보자의 답변이었다. “(과거 SNS에) 후보자가 드루킹에 대해선 ‘악의로 접근한 선거 브로커’라고 썼는데 그렇다면 김경수 지사는 억울하다는 말씀이냐”는 전 의원의 질문에 조 후보자는 “저런 식의 선거운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글을 올린 것”이라고 답했다.

또 “언론사 기고를 통해 조국 전 장관을  비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전 의원의 지적에 조 후보자는 “엄마 찬스, 아빠 찬스라고 하는 교육 불공정 시비가 비단 조 전 장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정치ㆍ경제 엘리트 모든 사람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인 반성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시론을 썼던 것”이라며 “(조 전 장관 사건에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나경원은 MBㆍ오세훈 재방송”

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편향 논란과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편향 논란과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인사청문회는 조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됐다. 야당은 조 후보자가 과거 자신의 SNS에 남긴 글을 하나씩 거론하며 공세를 폈다. 조 후보자는 2011년 10ㆍ26 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트위터에서 “나경원은 이명박, 오세훈의 재방송입니다. 재방송 보시고 싶은가요”라고 적었고, 박원순 전 시장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만세 만세 만만세”라고 했다. 이듬해 18대 대선에선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이던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야당 의원 질의에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구분해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진보적 자유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사인으로서 일정한 정치적 이념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SNS에 “북한이 스텔스 잠수함 및 잠수정, 물고기와 사람은 안 다치게 하고 초계함(천안함)만 두 동강 내며 초계함 밑의 파편을 물고기들이 다 뜯어 먹는 그런 친환경 어뢰를 개발했다는 개그 앞에 진실은?”이라고 쓴 데 대해선 “저의 발언이 (천안함 장병 및 유가족에게) 마음의 상처가 됐다면 유감으로 생각하고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이냐”는 질의엔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의견을 수용하고 있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선관위원 후보로 추천된 이후엔 모든 SNS 활동을 중단했다”고 했다.

與 “왜 당당하지 못한가”

조 후보자가 야당 의원의 잇따른 공세에 저자세로 일관하자 민주당에선 “왜 당당하지 못하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당시 정치적인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신분이었잖느냐”며 “야당 의원들의 공정성 질문에 대해 족족 잘못한 것처럼 답변하는 게 어색하다. 자꾸 변명 조로 말씀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조 후보자는 “알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또 “후보자는 민주당이 추천한 후보자”라며 “후보자가 선관위원이 되면 선관위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민주당에 불리한, 혹은 공정하지 않은 그런 결정을 하지 못하게 하는 임무도 굉장히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양기대 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의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이 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간 살아온 삶이 민주주의와 선거제도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오신 것 같은데, 그런 점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후보자는 “일부 공무원과 교사의 정당 가입은 허용돼야 하느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선관위도 그 부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관위원이 된다면) 선관위에서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부분에 저는 동의를 할 것”이라고 했다.

1996년생인 딸이 이중국적(미국)을 보유 중이라 국적법 위반 상태란 지적에 대해선 조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알게 됐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해소하겠다”고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만 20세가 되기 전에 이중국적자가 된 사람은 22세 전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중앙선관위원으로 조 후보자를, 국민의힘은 지난 2일 서울고등법원장 출신의 조병현 변호사를 추천했다. 이날 청문회를 마친 여야는 23일 오후 2시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장관급인 선관위원의 임기는 6년이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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