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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마시면 노트북 구매 빨라진다"… 자산관리, 맞춤형으로 진화

중앙일보

입력

“‘노트북 구매’ 목표 금액까지 10만원 남았습니다. 매일 가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살 때마다 500원씩 자동으로 모아보는 건 어떠세요?”

금융권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고도화하고 있다. 단순 조회 서비스를 넘어서 개인의 금융생활 목적과 패턴에 맞는 맞춤형 저축‧소비를 도와주는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되면서다.

카카오페이 이미지.

카카오페이 이미지.

목표별 돈 잘 모으는 법 알려주기 

카카오페이는 22일 온라인 세미나 ‘페이톡(paytalk)’ 행사를 열고 신규 자산관리 서비스 ‘버킷리스트’를 공개했다. 평소 이루고 싶던 목표 별로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를 개설하고 원하는 금액과 저축 주기를 설정하면 목표 금액이 달성될 때까지 자동으로 자산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A씨가 내년 2월까지 100만원짜리 노트북을 구매하고 싶다면 ‘노트북 구매’ 계좌를 만들고 목표금액 100만원을 입력한다. 매주 알림 기능을 통해 모인 금액과 목표달성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잘모으기 부스터’ 기능을 활용하면 자체적으로 자주 지출이 발생하는 내역을 파악해 관련 지출이 발생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자동으로 추가 저축할 수도 있다. 1인당 최대 5개까지 개설된 계좌마다 실적‧한도 상관없이 매주 연 0.6%(세전)의 이자가 지급된다.

카카오페이가 22일 자산관리 서비스의 진화된 버전인 '버킷리스트'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가 22일 자산관리 서비스의 진화된 버전인 '버킷리스트'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

‘넛지(nudge‧작은 자극으로 행동을 이끌어냄)’효과를 통해 건강한 금융습관 형성을 돕는다는 게 해당 서비스의 목표다. 이승효 카카오페이 부사장은 “카카오페이는 조회 중심에서 분석 기반 서비스로, 나아가 전국민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로 나아갈 계획”이라며 “금융 통합조회나 상품추천 중심인 다른 서비스와 달리 ‘넛지’를 통한 건강한 금융습관 형성을 돕는 서비스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컨설팅에 1초 인증 서비스까지 

내년 초 1차 사업자가 선정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앞두고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 업계 모두 자산관리 서비스 차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되면 금융 앱 하나로 흩어진 모든 신용정보를 활용해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그 첫 번째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1차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 기준으로 ▶기존에 운영되던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가 있는지 ▶사업 계획 타당성이 있는지 등을 내세웠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색다르고 치밀한 서비스를 누가 더 잘 운영해왔느냐가 선정 기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신한은행이 지난 달 출시한 '청약컨설팅' 서비스. 신한은행

신한은행이 지난 달 출시한 '청약컨설팅' 서비스.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지난 달 주택청약에 특화한 ‘청약컨설팅’ 서비스를 자산관리 서비스에 추가했다. 신한은행 모바일 뱅킹 앱에서 ▶청약가점 산출 ▶분양정보 확인 ▶예상가점 비교를 해주는 서비스다. 사용자의 자산현황을 반영해 분양가 대비 예상 대출한도도 알려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민 절반이 청약통장 가입자”라며 “향후 부동산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서비스 속도를 높였다. 빠른 대출실행으로 인기 끈 ‘컵라면 대출’을 참고해, 모바일 앱 ‘뉴하나원큐’에서 인증·금융거래 속도를 확 단축시킨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얼굴 인증에 1초, 계좌 이체에 10초, 예‧적금 가입에 1분이 걸린다는 게 하나은행 측의 설명이다.

특정 대상을 겨냥한 서비스도 잇따르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달부터 의사 대상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자산축적·투자 등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드사들은 대안신용평가(CB) 사업과 연계해 소상공인 등 영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마이크레딧’, KB국민카드의 ‘크레딧 트리’는 개인사업자에 특화해 매출정보 등을 토대로 신용을 평가하고 상권을 분석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씬 파일러(Thin filer)도 손쉽게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에선 의료·유통 등 다양한 분야로 마이데이터 사업이 확대될 경우 ‘얼마나 다양한 정보를 축적했는지’가 차별화의 척도가 될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업권을 넘나드는 전략적 제휴가 더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승효 카카오페이 부사장은 “한 회사 힘만으로 얻을 수 있는 데이터에는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비금융권을 아우르는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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