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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코끼리 350마리 떼죽음…놀랍게도 범인은 녹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코끼리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사건의 원인이 물웅덩이에 있던 녹조(綠潮)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 세계에서 코끼리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지난 5~6월 약 350마리의 코끼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코끼리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지난 5~6월 약 350마리의 코끼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6월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삼각주 부근에선 약 350마리의 코끼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죽은 코끼리 숫자나 현장에 상아 등이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밀렵꾼들의 행위로 보기는 어려웠다. 이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미국의 전문가들까지 참여한 조사단이 꾸려져 사인 확인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음마디 루벤 보츠와나 국립공원부 수의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조사에서 코끼리 집단 폐사는 시아노박테리아의 신경독 때문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강이나 호수에 대량 증식해 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시아노박테리아(청녹조류)는 일부 독소를 생산하기도 한다. 이 독소가 축적되면 신경독 등 다양한 독성을 띠어 동물을 죽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코끼리의 70%가 녹조 현상이 나타난 물웅덩이 근처에서 발견돼 애초부터 녹조는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다만 루벤은 “왜 코끼리만 떼죽음을 당했고, 해당 지역(오카방고 삼각주)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과학자들은 코끼리가 다른 동물보다 목욕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많은 양의 물을 마셔 시아노박테리아에 취약할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최근 기후 변화에 녹조 현상이 더 빈번해지고 있어 재발 위험도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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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츠와나는 전 세계에서 코끼리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나라로, 약 13만 마리가 살고 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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