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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XX 오늘만 2400" 출장마사지 사기, 310명 43억 뜯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에 기반을 두고 세분화한 조직을 운영하며 출장 마사지 선입금을 명목으로 40여억원을 받아 가로챈 피싱 사기 조직원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조직을 운영한 A씨(40) 등 간부들은 기존에 활동하던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파악됐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출장 마사지 피싱 사이트를 운영하며 총 310명으로부터 약 43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공범간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공범간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등 위반 혐의로 32명을 검거해 이 중 간부급 A씨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출장마사지 피싱 사이트 35개를 운영하며 선입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뒤 연락을 끊는 수법을 썼다.

압수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압수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이들은 사이트 광고부터 범행 실행 자금 세탁과 분배까지, 그룹과 팀으로 역할 분담을 세분화해 범행했다. 광고팀은 매월 일정 금액을 받고 포털 검색 사이트에 유료 키워드 광고를 등록해 출장 마사지 피싱 사이트가 검색 결과 위쪽에 노출되게 했다. 피해자가 마사지를 받겠다고 접근하면 실행팀이 움직였다. 실행팀이 가로챈 돈은 자금관리팀이 대포 계좌와 중국 환전상을 통해 세탁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사이트를 보고 전화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면  매뉴얼대로 먼저 10만∼30만원의 예약금을 입금받았다. 이후 마사지사의 안전 보장 보증금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또 “입금자 이름이 틀렸다”, “절차가 잘못됐다”는 등 핑계를 대며 추가 금액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지금까지 입금한 순서대로 다시 입금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환불해 주겠다는 범인의 말에 속거나, 이미 입금한 돈이 아까워 요구하는 돈을 계속 입금했다. 술에 취해 요구한 돈을 입금한 피해자도 있었다.

두 달간 4억3000만원 뜯기기도

한 피해자는 지난해 10월 선입금 15만원을 입금했다. 이후 신청비용, 보증금, 해지 비용, 환전신청금 등 피의자들이 환급을 빌미로 요구하는 돈을 지속해서 입금했다. 1회 입금 액수는 15만원에서 900만원까지 늘어났다. 이 피해자는 입금한 돈을 돌려받기 위해 대출까지 받았다고 한다. 이후에는 ‘상담사’, ‘해결 팀장’을 사칭한 피의자들이 피해자에게 접근해 다양한 거짓말로 돈을 입금받았다. 두 달간 이어진 범행에 피해 금액은 4억3000만원까지 늘었다. 다른 피해자는 무려 150여회에 걸쳐 9500만원을 입금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경찰은 이들의 범죄 수익금 중 차량, 차명 부동산 및 현금 12억5667만원을 추징보전 신청,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이는 경찰 최초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 사례다. 추징보전은 피의자가 몰수 대상 물건·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했을 때 내리는 처분이다. 추징보전 명령이 내려지면 당국은 해당 물건 금액에 해당하는 액수를 징수한다. 피의자는 재산을 처분할 수 없다. 올해 9월 10일부터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시행됨에 따라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시행 당일인 지난 10일 의정부지법으로부터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출장마사지뿐만 아니라 물품 거래에도 입금자명이 틀렸다며 추가 금액을 요구하는 사기 범죄가 잦다”며 “추가 입금을 하지 말고 바로 수사 기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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