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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66% “원격수업 준비 잘 돼” vs 학부모 절반 “만족 못해"

중앙일보

입력

지난 4월9일 온라인 개학을 한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원격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남궁민 기자

지난 4월9일 온라인 개학을 한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원격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남궁민 기자

교사 10명 중 8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수업이 시작된 이후 학습 격차가 커졌다고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에 실시간 쌍방향 수업 비중은 15%에 못 미쳤다.

21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초·중등학교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 분석’에 따르면 원격 수업 이후 학생 간 학습 격차 발생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교사 79%가 '격차가 커졌다'고 답했다.

해당 조사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난 7월 29일부터 나흘 동안 초·중·고교 교사 5만1021명, 학생 42만5446명, 학부모 38만922명 등 총 85만738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14.8% 그쳐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 영상을 찍고 있다. 전민규 기자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 영상을 찍고 있다. 전민규 기자

학습 격차가 커진 이유에 대해 교사 10명 중 6명 이상(64.9%)은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 능력 차이를 꼽았다. 학교 수업이 평소처럼 이뤄지지 않는 환경에서 학생이 얼마나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지에 따라 성과가 갈렸다는 평가다. 부모의 도움(13.9%), 사교육 수강(2.9%) 여부 등 제3자의 도움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응답은 적었다.

원격수업 실시 후 학생들이 이미 공개된 EBS 강의 등 온라인 강의만 듣고 있다는 '유튜브 학교', '인강 학교'란 학부모들의 불만도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학부모들은 원격수업 시행 이후 학교 측이 온라인 강의 링크만 제공하는 등 학생 관리와 수업의 질이 불만족스럽다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원격수업 가운데 실시간 쌍방향 수업(콘텐츠·과제 중심 수업 병행 포함)이 이뤄진 비율은 14.8%에 그쳤다. 대부분 수업은 기존에 제작된 콘텐츠를 활용해 이뤄졌다. 원격수업에 활용한 콘텐트 가운데 교사가 직접 개발한 자료는 20.3%에 그쳤다.

교사 66% "원격수업 준비 잘해"…학부모 절반 "불만족"

원격수업에 대한 눈높이도 교사와 학부모 간에 차이가 있었다. 교사 3명 중 2명(66.4%)은 원격수업 준비가 잘 됐다고 밝혔다. 반면 중·고등학생 학부모 가운데 절반 가량(52.3%)은 원격수업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중·고교 학부모들은 원격수업의 제약 없는 수강 기회를 긍정적으로 평가(39.7%)했지만, 학습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반응(13.9%)은 적었다.

학습 격차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교사들은 등교를 통한 오프라인 보충 지도(3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학생 맞춤형 학습 관리·진단 플랫폼 구축(31.2%)이 뒤를 이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4일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원격수업 질 제고 및 교육안전망 현장 안착을 위한 교육부-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4일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원격수업 질 제고 및 교육안전망 현장 안착을 위한 교육부-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학습 격차 확대와 실시간 쌍방향 수업 부족 문제를 인식한 교육 당국도 대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교육부는 전국 학교에 조·종례는 온라인 메신저나 화상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진행해달라고 권고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등교 보충 수업이나 대학생 멘토링을 시행해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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