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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검사’ 강조한 秋, 발 맞춰 ‘성평등’ 인사 강조한 개혁위

중앙일보

입력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결과 발표하는 김남준 위원장. 연합뉴스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결과 발표하는 김남준 위원장. 연합뉴스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개혁위)가 21일 검찰 내 여성 간부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젠더이슈’를 강조해온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여성 검사들이 대거 전진 배치된데 이어 한발 더 나아간 권고안이 나온 것이다.

개혁위는 이날 “검찰의 남성 중심적인 조직문화가 다양성을 배제하고 수직성과 경직성을 강화해 민주적인 조직으로 거듭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개혁위는 “전체 여성검사 비율과 보직군별 여성 검사 비율 증가 추세를 반영해 연도별 여성검사 고위·중간관리자 보임 목표를 설정하라“고 권고했다. 이러한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 ‘성 평등 검사인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검사 인사규정(대통령령)'과 '검사 전보 및 보직관리 등에 관한 규칙(법무부예규)’을 신설해 규범화할 것도 권고했다.

개혁위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검찰 여성 고위간부(검사장급) 비율은 5%로 정부가 내세운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상 목표치인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중간관리자인 차장검사급(8%)과 부장검사급(17%)도 정부 목표 21%에 못 미치는 상태다. 아울러 개혁위는 “여검사가 법무부 검찰과장, 대검 정책기획과장 등 핵심 영역에서는 여전히 배제되어 강고한 유리장벽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秋의 女검사 인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오종택 기자

법무부는 이날 곧장 “성평등의 관점에서 검사인사 및 조직문화에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권고안을 비롯해 여러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하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추 장관은 중간간부 인사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과로사한 여검사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인사에서 우수 여성검사들을 법무부의 주요 보직에 발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권을 향해 쓴소리를 한 여성 검사들은 어김없이 중앙무대와 멀어졌다. 심지어 ‘원포인트’ 인사로 임은정(사법연수원 30기) 울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를 대검찰청 검찰연구관(감찰정책연구관)으로 발령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기도 했다. 정기인사가 마무리된 후 갑작스럽게 임 부장검사 1명에 대해서만 단행된 형식이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본래 총장의 권한인 검찰연구관의 배치까지 법무부에서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콕 찍어 지정한 것이 추 장관의 의중이 강력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심에서다.

임은정 검사. [연합뉴스]

임은정 검사. [연합뉴스]

임 부장검사를 ‘사골 검사’라고 비꼬았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분, 뼈(검찰 내부 고발) 하나로 1000그릇을 우려내더니 드디어 그 공을 인정받아 영전하셨다”며 “출세하고 싶으면 권력의 개가 되라는 추미애 장관의 확고한 메시지”라고 적었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빨강 머리 앤’의 한 구절을 소개하면서 “모퉁이를 돌면 바위와 비탈도 있겠지만, 여전히 꽃들이 피어있고 늘 그러했듯 지저귀는 새소리 청아할 것”이라며 “씩씩하게 가보겠다”고 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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