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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종차별 다룬 히어로물 '왓치맨', 에미상 11개 쓸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왓치맨'의 총괄 제작자 데이먼 린델로프가 지난해 10월 14일 할리우드 시네라마 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왓치맨'의 총괄 제작자 데이먼 린델로프가 지난해 10월 14일 할리우드 시네라마 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국의 인종차별을 고발한 HBO 드라마 ‘왓치맨’(Watchmen)이 에미상 11개 부문을 석권했다. 에미상은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최대 행사다.
‘왓치맨’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72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리미티드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과 각본상 등 모두 11개 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올렸다. 이 작품은 1921년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흑인 300여명을 살해한 ‘털사 인종차별 학살’ 사건을 모티브로  인종차별 등 미국의 정치와 사회 현실을 잘 녹여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1980년 초반 출시된 동명의 만화가 원작인 슈퍼 히어로 범죄물이다.
‘왓치맨’ 제작진은 털사 학살 사건에서 희생된 흑인 영령에 수상 소감을 바쳤다. 총괄 제작자 데이먼 린델로프는 “불을 끄는 유일한 방법은 거기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며 “역사는 100만개 퍼즐 조각으로 나뉜 미스터리다. 퍼즐 찾기는 우리를 때로 아프게 하지만, 결국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또 최고 드라마상은 HBO의 ‘석세션’(Succession)이 차지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가문이 상속을 놓고 막장 다툼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루퍼트 머독 가문 등을 풍자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20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된 제72회 에미상 시상식 [연합뉴스]

20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된 제72회 에미상 시상식 [연합뉴스]

스크린을 통해 에미상 여우주연상의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젠다야 [연합뉴스]

스크린을 통해 에미상 여우주연상의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젠다야 [연합뉴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드레스와 턱시도로 멋을 낸 할리우드 스타들의 레드카펫 행사도 열리지 않았다. 사회자인 지미 키멀 비롯해 수상자를 호명하는 일부 게스트만 무대에 올랐을 뿐 수상자들은 자택의 거실이나 정원에서 온라인으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샌드라 오가 착용한 복장 [사진 Kore limited 홈페이지 캡쳐]

샌드라 오가 착용한 복장 [사진 Kore limited 홈페이지 캡쳐]

샌드라 오가 착용한 복장 [사진 Kore limited 홈페이지 캡쳐]

샌드라 오가 착용한 복장 [사진 Kore limited 홈페이지 캡쳐]

한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49)는 시상식에 앞서 공개된 보그 영국판 화보에서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라는 한글이 적힌 연보라 항공재킷을 입고 나와 주목을 받았다. 재킷에는 무궁화와 태극기의 건곤감리도 새겨져 있다. 샌드라 오는 BBC 아메리카 드라마 ‘킬링 이브(Killing Eve)’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트로피는 HBO 드라마 ‘유포리아’의 주연을 맡은 가수 겸 배우 젠다야가 차지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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