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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한미동맹' 때린 北 "남한의 평화타령은 구밀복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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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9월 11일 제18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방부=연합뉴스]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9월 11일 제18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방부=연합뉴스]

북한이 한·미 외교부의 국장급 협의체인 '동맹대화'를 공개 비판한 지 하루 만에 한·미 군 당국의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도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틀 연속 '한미동맹'을 때린 것이다. 북측 선전매체는 "(한국이) 외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있다"며 "남한의 평화타령은 구밀복검(口蜜腹劍·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다)"이라고 했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21일 '광고는 평화, 내속은 전쟁'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 군부와 미국이 머리를 맞대고 공조를 운운한 '맞춤형 억제 전략'은 있지도 않은 그 누구의 위협을 전면에 내걸고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적 수단을 총동원하여 우리 공화국을 선제타격한다는 극히 위험천만한 북침 핵전쟁 전략"이라며 "이러한 망동이 끊임없는 북침 불장난과 전쟁 장비 증강 책동으로 정세가 악화한 시기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하여 그 위험성은 더욱 크다"고 경고했다.

한·미 국방당국이 지난 9일과 11일 이틀에 걸친 제18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 회의 뒤 낸 공동보도문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한미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한 데 대한 대응이다.

이 매체는 "구밀복검이라고 앞에서는 요사스러운 말장난을 부리고 뱃속에는 칼을 품는 것처럼 비열하고 무례 무도한 짓은 없다"며 "만일 남조선 당국이 오늘의 조선반도 정세 악화 상태를 더욱 위태롭게 몰아갈 군사적 망동을 계속한다면 과거 보수 정권들보다 더 비참한 종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메아리는 하루 전인 20일에도 '실무그룹도 부족해 이젠 동맹대화까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 정부가 "스스로 외세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 자기의 목줄에 올가미를 더욱 조여달라고 애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하고 귀국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2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하고 귀국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2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기존의 대북제재 면제를 논의하는 '한미워킹그룹' 외에 '동맹대화'를 신설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매체는 "예속과 굴종의 올가미인 동맹대의 반동적 본질을 가리기 위한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며 "이젠 좀 정신을 차릴 때가 됐겠는데, 아직까지 상전에게 간이고 쓸개고 다 꺼내주겠다는 꼬락서니를 보면 실로 가련하기 짝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대남 비난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북한은 지난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 결정 직후 대남 비난을 자제해왔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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