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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목의 ‘꿀팁’?…20년차 검사가 풀어낸 ‘좋은 대화’는?

중앙일보

입력

'비밀의 숲2' 조승우[tvN 제공]

'비밀의 숲2' 조승우[tvN 제공]

최근 tvN에서 인기리 방영중인 〈비밀의숲2〉의 대검찰청 형사법제단 소속 황시목(조승우) 검사는 상대방의 의도를 간파해서 따끔한 일침을 날리곤 한다. 흔히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검사들은 더 없이 냉정하고 이성적인 모습으로 복잡한 사안의 본질을 꿰는 한방을 날리는 경우가 많다.

검사의 대화법은? 

거짓말이 난무하는 가운데, 검사는 어떻게 진실을 찾아낼 수 있을까. 검사에게는 진실만을 가려서 듣는 귀가 있는걸까?

지난 10일 나온 『검사의 대화법』은 이에 대한 답을 찬찬히 소개한다. 책을 적은 양중진 춘천지검 강릉지청장(사법연수원 29기)은 “조사하면 다 나옵니다. 조사해서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사건은 없습니다”라고 적는다.

양측의 진실이 엇갈리는 사안의 ‘빈틈’을 찾기 위해서는 잘 묻고 동시에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이 20년 차 검사인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는 ‘질문도 실력’이라고 한다. ‘프로라면 프로다운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보를 획득하려면 추론의 과정이 더해져야 한다”며 “세상의 모든 일에도 각각의 패턴과 절차가 있다. 이를 잘 살펴보면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대략적으로나마 예측이 가능하다”고 짚는다.

검사의 대화법 [미래의창 제공]

검사의 대화법 [미래의창 제공]

그는 ‘잘 듣는 것’ 역시 질문 못잖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하는 대신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을 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상대가 왜 저런말을 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고 짚는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하거나 처해있는 상황에 기초해서만 세상을 판단하는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거 처한 상황을 인정하고 대화를 시작하면 상대방과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이 훨씬 넓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조사도 대화의 일종’으로 본다. 그는 “대화와 다른점이 있다면 추상적인 질문과 답변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질문과 대답을 구체적으로 하다보면 나와 상대방의 감정을 다치지 않고 공통의 답에 접근하는 일이 보다 쉬워진다”고 했다.

그렇다보니 그의 후배 검사들은 “선배님 방은 한의원 같아요. 한의사가 환자들에게 ‘어디가 아파서 오셨나요?’라고 묻는 것처럼 조사받는 이들을 대하시더라고요”라고 평하기도 한다.

책은 ▶관계 맺기의 시작 ▶대화를 이끌어가는 힘 ▶대화에 보탬이 되는 기술 ▶이 모든 것에 앞서 필요한 태도 등 4장에 걸쳐 현명하고 똑똑한 대화가 무엇인지를 소개한다. 이제 막 검사 생활을 시작한 후배들은 물론 나아가 사회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각종 대화의 팁까지 담겨있다.

양중진 검사는? 

책을 쓴 양 지청장은 1997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검사의 삼국지』, 『검사의 스포츠』에 이은 세 번째 책이다. 광주지검 공안부장, 대검찰청 공안1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등을 역임한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지난해 국가정보원에 파견됐다가 최근 강릉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양 지청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청에 온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 권리가 있다”며 “진실을 밝혀내는 것은 검사의 의무이고,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 귀 기울여들어야 한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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