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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김구처럼 탈옥해라' 모니터 속 인천크래프트 열광

중앙일보

입력

인천크래프트 맵 정식 배포를 앞두고 공개힌 인천감리서 맵에서 유튜버 양띵이 '인천 감리서를 탈출해라' 게임을 시연하고 있다. [인천시]

인천크래프트 맵 정식 배포를 앞두고 공개힌 인천감리서 맵에서 유튜버 양띵이 '인천 감리서를 탈출해라' 게임을 시연하고 있다. [인천시]

“두 명의 남자가 나를 묶고 주리를 틀자 나는 대답을 아니 하다가 마침내 기절했다”

게임 시작과 함께 유저들은 차디찬 감옥 바닥에 놓인다. 감방에 남아 있는 건 하나의 일기장뿐. 일기장 첫 페이지엔 고문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적혀있다.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선 6개의 조각을 찾으라는 미션이 떨어진다. 이른바 '방 탈출' 게임이다. 감옥 곳곳에 놓인 단서를 따라 숫자와 단어 등 퀴즈를 풀 때마다 조각들이 하나씩 모인다.

가까스로 간수의 눈을 피해 감옥을 탈출하면 한 가옥이 눈에 들어온다. 가옥 안에서 기다리던 남성에게 조각 파편을 건네자 합쳐진 조각은 태극기를 이룬다. 신분 증표를 확인한 이 남성은 유저들을 나루터로 안내한다. 인천 감리서를 탈출한 유저들이 헌병의 추적을 피해 답동성당과 해광사를 거쳐 나룻배를 타고 떠나는 데 성공하면 미션 성공.

'인천 감리서를 탈출하라' 게임은 맵 내 각종 퀴즈를 풀어야 미션성공으로 이어지는 방탈출 게임 방식으로 구성했다. [인천시]

'인천 감리서를 탈출하라' 게임은 맵 내 각종 퀴즈를 풀어야 미션성공으로 이어지는 방탈출 게임 방식으로 구성했다. [인천시]

최근 인기를 끈 ‘인천 감리서를 탈출하라’는 제목의 한 게임 시나리오다. 인천 감리서는 과거 일본군을 살해한 혐의로 김구 선생이 투옥된 지 3년 만에 탈출한 곳이다. 인천시는 당시 김구 선생의 탈출 경로를 참고해 마인크래프트 맵을 제작했다. 마인크래프트는 블록을 활용해 가상세계를 만드는 게임이다. 한 달 평균 유저 수가 1억명에 달한다. 유튜버 양띵이 다른 게임 유저와 함께 이 맵에서 김구 선생의 감리서 탈출을 방 탈출 게임으로 재현했다.

코로나 19 언택트 문화 노렸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예년보다 인천을 찾는 관광객이 줄었다. 인천시는 지난 6월 코로나 19로 언택트 문화가 활성화한 점에 착안해 마인크래프트 맵 내에 인천을 간접경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온라인 게임 유저들이 오픈 서버에 접속하거나 배포한 맵으로 가상의 인천시를 놀이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인천크래프트’다.

인천크래프트 정식 맵 배포를 앞두고 인천시가 연 인천 랜드마크 건축콘테스트에 참여한 일반 게임 유저들이 건물을 만들고 있다. [인천시]

인천크래프트 정식 맵 배포를 앞두고 인천시가 연 인천 랜드마크 건축콘테스트에 참여한 일반 게임 유저들이 건물을 만들고 있다. [인천시]

인천크래프트 맵은 선사시대 강화 고인돌, 1890년대 개항장, 인천공항 등 시대를 넘나드는 6개 공간으로 구성했다. 선공개한 인천감리서 맵도 그중 하나다. 사전 제작한 기본 맵을 바탕으로 일반인이 인천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중 우수 작품은 인천 크래프트 맵에 반영했다.

이번 달 26일 정식으로 인천 크래프트 맵을 배포하면 게임 유저가 인천공항 입국 게이트를 통해 각 지역·시대별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개인별로 건물을 만드는 등 놀이도 할 수 있다. 오픈 서버를 통해 여러 유저가 한꺼번에 탈출게임 등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천시는 유저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감리서 등 기본 6개 공간은 매일 원형으로 복구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번달 26일 공개되는 인천크래프트 맵에 등장할 1890년대 인천개항장 모습. [인천시]

이번달 26일 공개되는 인천크래프트 맵에 등장할 1890년대 인천개항장 모습. [인천시]

인천시는 올해 11월까지 6개 공간을 중심으로 인천크래프트를 운영하면서 인천관광공사 등과 협업해 맵 규모를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인천의 모습을 담아 맵을 구성했다”며 “도입기인만큼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해 계속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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