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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女 1주일만에 또…국내 첫 재감염, 증세는 가벼운 목통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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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 환자는 퇴원 1주일만에 재감염돼 입원했다. 재감염 때 가벼운 목 통증이 있었는데, 1차 감염보다 증세가 더 가벼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세는 첫 감염 때보다 약해 #의료계 “2차 땐 면역 작동한 듯” #코로나바이러스 총 7개 유형 #방대본 “다른 유형에 감염 추정”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재감염 의심 사례는 20대 여성 A씨다. A씨는 지난 3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돼 그달 말 퇴원했다. 이어 1주일만에 가벼운 감기 증세 같은 걸 느꼈다. 기도의 윗부분(상기도) 통증이었다. 진단 결과 양성으로 나왔고,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외국에서 보고된 재감염(사례)의 경우 코로나19의 클레이드(유전자형), 종류 자체가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A씨 경우도) 클레이드가 다른 것으로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재양성 사례가 수백건 보고됐다. 재양성은 코로나19 치료가 끝난 확진자의 몸에 죽은 바이러스가 남아 있다가 추후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되는 경우다. 병을 일으키지 않고 타인을 감염시키지 않았다. 방대본은 5월 15일 기준 447건의 재양성이 발견됐다고 공개했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유래 바이러스 분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유래 바이러스 분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유행 중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7개 

재감염은 재양성과 완전히 다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S · V · L · G · GH · GR · 기타 등 7개 유형으로 나뉜다.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아미노산(단백질 기본성분)에 차이가 난다. 형제 바이러스들이다. A씨의 1·2차 감염의 바이러스 유형이 달랐는데, 정확히 어느 유형인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례

코로나19 재감염 사례는 홍콩인 B(33)가 세계 첫 사례이다. B는 3월 26일부터 3일간 기침·가래·발열 증상을 보였다. 확진 판정을 받고 같은 달 29일 입원했다. B는 V형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 B는 완치돼 4월 14일 격리해제됐다. B는 병원을 나온 뒤 스페인·영국을 오갔다. 8월 15일 홍콩 국제공항 입국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의심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무증상 감염이었고, 공항의 전수조사에서 확진판정을 받았다. 2차 바이러스는 G형이었다.

네덜란드·벨기에·미국에서도 재감염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재감염될 수도 있다고 여겼다. 왜냐하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기와 같은 부류인데, 감기가 매년 걸리듯 코로나19도 그럴 것이라고 추정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기는 걸릴 때마다 가볍게 지나가지만 코로나19는 재감염되면 폐렴 등의 중증 증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해왔다”면서 “그동안 나온 재감염 사례를 보면 2차 감염 증세가 더 약한 듯하다. 1차 감염 완치 후 인체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홍콩·네덜란드·벨기에·한국의 재감염 사례는 1차 감염 때보다 증세가 가벼웠다. 미국 사례만 심해졌다. 1차 때 목감기 증세였다가 2차 때 폐렴 증세가 나타났다. 오 교수는 “재감염에 대한 걱정을 그리 안 해도 되는 것 같다”며 “백신도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홍콩 재감염 사례를 보면) 3월 첫 번째 감염 후 생성된 항체가 점차 사라져 8월 두 번째 감염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다만 (첫 번째 의심증상을 보인 것과 달리) 무증상으로 약하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회복 환자도 백신을 접종하고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예방 조치를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감염이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 교수는 “세계적으로 3000만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3·4월 1차 유행 때 완치된 사람이 7·8월 2차 유행 때 재감염 사례가 별로 쏟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대본 관계자는 20일 “재감염 사례와 관련해 심층조사와 전문가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연구 자료사진. 사진 SK바이오

백신연구 자료사진. 사진 SK바이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세종=김민욱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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