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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테러·사건으로 미 시민 정신건강 위기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 9.11테러와 탄저균 테러에 이어 대형 여객기 추락사고가 발생,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감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ABC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ABC 방송에 따르면 9.11테러가 발생한지 2달 하루만인 12일 뉴욕에서 여객기 추락으로 255명이 사망하자 시민들은 테러의 악몽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정신적 쇼크를 받아 정신 건강이 악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필라델피아 폭스 체이스 암센터의 샤론 만네 임상 심리학자 샤론 만네박사는 이번 여객기 추락 원인은 기체결함 등 테러가 아닌 사고로 추정되고 있지만 이번 사고는 9.11테러 쇼크 회복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9.11테러당시 뉴욕 세계 무역센터(WTC)를 탈출한 증권회사 모건 스탠리의 직원들을 상담 치료하고 있는 만네 박사는 '이번 여객기 사고는 항공기 여행이나 다른 여행이 안전하지 않다는 시민들의 기존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테러 악몽에서 벗어나 정상으로 회복되려던 과정에 있던 시민들에게 테러가 다시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감을 다시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만네 박사는 통상적으로 가장 두려운 공포는 불행한 일이 재발할 것이라는 불안이라고 지적하고 '이번 여객기가 주택가에 추락한 것은 이와 비슷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민들이 거듭되는 정신적 쇼크를 얼마만큼 견뎌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 의과대학 심리학과장인 조엘 실버만박사는 '스트레스는 누적된다'며 '모든 사람은 감정상의 고통을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누적될수록 대처가 점점 힘들어 진다'고 밝혔다.

정신건강 악화가 가장 우려되는 시민들은 9.11테러때 이미 직.간접적으로 쇼크를 당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미 정신질환인 외상후 정신이상(PTSD)으로 고통받고 있을지도 모르며 이번 사고는 그러한 증세를 더욱 악화시키는 촉발제가 된다는 것이다.

과거에 정신적 외상을 겪은 PTSD 환자는 어디선가 위험이 곧 닥칠 것이란 피해의식속에 주위를 과도하게 경계하며 종전의 정신적 쇼크와 비슷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면 그만큼 스트레스가 더욱 커진다.

9.11테러이후 PTSD를 겪지 않은 일반 시민들도 이번 여객기 추락사고로 불안감속에 수면장애, 초초,우울증에 시달릴 위험이 크다고 메밀랜드 대학 스트레스 관리 전문가 글렌 시달리 박사는 우려했다.

심리학자들은 이번 사고로 시민들의 불안.공포심이 커져 심리적인 정상 회복은 지평선 밖으로 멀어져 버렸다고 탄식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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