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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건강관리, 수능 끝난 지금이 더 중요

중앙일보

입력

추위와 긴장 속에 대학입학 수능시험이 끝났다. 수험생은 물론 곁에서 뒷바라지를 해온 가족 모두 오랜 시험 중압감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만끽할 시기이다.

하지만 지금이 바로 다른 어느 때보다도 수험생의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할 때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과중한 학습량과 시험에 대한 부담감에 따른 정신적, 육체적 탈진 그리고 시험이 끝난 데서 오는 갑작스런 긴장의 이완 등으로 잘못하면 수험생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 수험생들이 조심해야 할 질환들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허탈, 절망감, 우울증 빠지기 쉬워

고교 3년을 오로지 대학입시에 매달려야만 하는 우리나라 고교생의 현실에서는 수능이 끝나고 나면 시험 스트레스로부터의 해방감 못지 않게 시험성적에 관계없이 일종의 허탈감에 빠지기 쉽다.

이러한 허탈감은 하루 일과를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일시적인 우울감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 하루 일과를 규칙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이 끝난 후에도 논술 및 면접에 대비하면서 잠을 자고 일어나는 시간, 식사시간 등을 규칙적으로 하고 일정한 시각에 운동을 하는 것 도 도움이 된다.

취미생활, 친구와의 만남, 봉사활동 등과 같이 수능을 준비하느라고 그 동안 뒤로 미루어 두었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 보고 이러한 활동을 다시 체계적으로 해 보는 것도 좋다.

허탈감과 함께 요즘 수험생들에게 나타나기 쉬운 현상은 절망감이나 불안감으로, 보통 가채점을 해 본 결과, 기대했던 것보다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에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는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더불어 자신으로 하여금 수능을 잘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주위 환경에 대한 분노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올해와 같이 수능의 난이도가 갑자기 높아져 큰 폭의 점수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다른 어느 해보다도 많은 학생들이 더욱 이러한 절망감, 불안감, 자책감, 분노 등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 규칙적 생활, 가족간 감정 공유 중요

이때 심한 경우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내 인생의 모든 것을 수능과 대학입시가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금 되새기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과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들을 가슴에 담아두지만 말고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친구들, 또는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밖으로 표출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감이 심하거나 우울증에 빠진 경우에는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교수는 "학부모 역시 수험생들과 마찬가지로 괴로워 할 수 있고 때로는 이 때문에 가족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시험은 이미 끝난 것이라는 것을 부모님들이 인식하고 수험생을 질책하거나 가족 중 누구를 탓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수험생들이 자신의 힘든 감정을 가족들에게 이야기하도록 이끌어 주고 그러한 감정을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능시험이 끝나고 나면 이 같은 정신적인 탈진 말고도 일시에 긴장이 풀리면서 신체적으로도 이상이 생기기 쉽다.

병은 우리 몸이 잔뜩 긴장해 있을 때 보다 긴장이 갑자기 풀리며 저항력이 약해진 틈을 타 발병하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 긴장 이완 따른 저항력 약화로 병 잘 걸려

이미 시험 준비기간 동안 스트레스와 부족한 수면, 불규칙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식습관 및 운동 부족 등으로 일상생활의 리듬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다.

시험이 끝난 후 건강한 생활 습관을 되찾지 못하면 이 시기 동안 정신적으로 무기력한 상태가 지속되거나 신체적으로 체력이 떨어지고 비만해지기 쉽다.

특히 많은 수험생들이 시험이 끝나면 무조건 푹 쉬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이하게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긴장이 풀리면서 약해진 저항력을 틈타 감기 뿐 아니라 독감과 같은 질병에 걸리기도 쉬운 만큼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이 시기에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공부 외에 취미나 문화생활을 하면서 정신적인 여유를 찾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의욕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오래 동안의 운동 부족으로 떨어진 체력이나 근력을 다지기 위해 평소 좋아했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도 신체.정신적으로 활력을 주며 긍정적으로 사고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일찍 잠자리에 들고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갖으며 일찍 일어나는 것이 생활에 얼마간의 긴장을 주면서 피로를 푸는 방법이 된다.

● 감기등 호흡기 질환에 주의해야…

본격적으로 아침저녁 영하에 가깝게 기온이 내려가면서 약해진 체력을 틈타 발생할 수 있는 감기는 심한 기온 차이를 감안한 적절한 옷차림과 비타민이 충분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며 손을 자주 씻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않음으로써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고 독감은 11월이 가기 전에 독감 예방접종을 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시험 준비기간 동안에는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게 되므로 운동량이 턱없이 부족해지고 입맛이 떨어지면서 규칙적인 식사보다는 간식, 야식 등을 많이 하게 되며 과도한 스트레스 자체가 식이 습관 자체에 영향을 주어 시험이 끝날 무렵에는 과도하게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 간식·야식 등으로 인한 비만질환에 걸리기 쉬워…

비만이 되면, 비만 자체가 또 다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여 비만에 관한한 악순환의 연속이 되게 된다.

따라서 체중이 늘었다면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건전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시킴으로써 이 시기를 현명하게 대처하여 후에 지속적으로 비만한 상태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최 교수는 "지속적으로 긴장을 풀지 못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반대로 해이한 생활로 인해 지나치게 긴장이 풀리는 것은 앞으로 남은 과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긍정적인 생각과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고 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해야 한댜"고 조언했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기자

[도움말 주신분: 을지대학병원 이창화(정신과)·최희정(가정의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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