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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별사가 고른 김 원초 두번 구웠다…원초는 겨울이 가장 맛나

중앙일보

입력

양반김은 현재 약 1000억원 브랜드로 성장했으며, 국내 조미김 시장에서 10년 이상 1위를 지키고 있다. 사진 동원F&B

양반김은 현재 약 1000억원 브랜드로 성장했으며, 국내 조미김 시장에서 10년 이상 1위를 지키고 있다. 사진 동원F&B

“요즘 모두들 양반이죠? 싹싹 잘 재워 살짝살짝 두 번 구운 동원 양반김.”

[한국의 장수 브랜드]57. 양반김

1989년 배우 원미경이 나온 동원F&B 양반김 TV광고 속 CM송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흥얼거려 양반김은 국내 조미김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동원F&B는 김 가공 기술 혁신이 시작된 1980년대 중반 조미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전까지 김은 건조된 원초 상태의 재래김을 구매해 가정에서 직접 기름을 발라 구워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대도시 소비자를 중심으로 식생활이 간편화되면서 동원을 비롯해 동방유량, 해태, 대한종합식품, 대상, 사조해표 등이 조미김 시장에서 경쟁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조미김 시장은 1986년 약 200억원 규모에서 1년 만에 약 500억원으로 두 배 넘게 성장했다.

1980년대 양반김 생산공정. 사진 동원F&B

1980년대 양반김 생산공정. 사진 동원F&B

동원F&B는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소비자 브랜드명 공모를 통해 제품명에 ‘양반’을 넣기로 했다. 예전에는 김이 귀해 아무나 먹지 못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동원 김을 먹는 소비자는 모두 양반이라는 뜻도 있다.

양반김은 가장 좋은 맛을 유지하도록 깨끗한 바다에서 자라는 고급 원초를 골라 100℃에서 한 번, 250℃에서 또 한 번, 두 번 굽는 공정을 거친다. 업계 최초로 알루미늄 포장지를 김에 도입해 산소와 빛의 투과도를 줄였다. 동원F&B는 1990년 10월 국내 최초로 KS(한국산업표준) 마크를 획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조미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됐다.

국내 최초 원초감별사 제도 도입

양반김 원초감별사 김예환 청주 공장장. 사진 동원F&B

양반김 원초감별사 김예환 청주 공장장. 사진 동원F&B

동원F&B는 국내 최초로 원초감별사 제도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원초감별사 1호는 청주공장의 김예환 공장장이다. 30여년간 김 원초감별을 해 왔으며, 지금도 수확기에 일일이 산지를 돌며 원초를 분석하고 수매한다. 김예환 공장장은 사내에 2~3명의 제자를 두고 교육 중이다.

김예환 원초감별사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옛 속담처럼 ‘좋은 원초’에서 ‘좋은 김’이 나온다고 말한다. 원초란 바다에서 자라나 가공되기 전까지의 김의 원재료를 말하는데, 검은색 바탕에 붉은빛을 띠며 윤기가 나야 좋은 원초라 할 수 있다. 보통 김은 검은색이라고 알고 있지만, 원래는 붉은색을 띠는 홍조류에 속한다.

또, ‘갯내’라고 하는 김 특유의 비린내가 나며, 맛을 봤을 때 달짝지근하면서 감칠맛이 있어야 한다. 김은 한번 씨를 뿌리면 11월부터 4월까지 6개월 동안 8~10회 정도 수확할 수 있는데, 보통 1~2월에 수확되는 김이 가장 맛있다.

뻘이 있고,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좋은 원초가 생산된다. 추운 겨울에 자라는 김은 튼튼하고 영양성분이 풍부하다고 한다.

플라스틱 박스 없는 김 포장도 등장

양반김은 플라스틱 용기를 없앤 친환경 패키지를 출시했다. 사진 동원F&B

양반김은 플라스틱 용기를 없앤 친환경 패키지를 출시했다. 사진 동원F&B

동원F&B는 최근 조미김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를 없앤 친환경 패키지 양반김을 출시했다. 바로 꺼내 식탁 위에 놓고 먹는 플라스틱 용기를 없앤 제품으로, 포장 부피가 줄어들면서 제품에 사용되는 비닐과 박스에 사용되는 종이를 절감했다.

시장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있는 조미김의 2019년 판매 수량은 약 6억5000만개 이상으로, 여기서 나오는 플라스틱의 무게를 환산하면 약 3055t에 달한다. 동원F&B는 앞으로 다른 제품에도 친환경 포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동원F&B 관계자는 “최근 전사적 친환경 캠페인 ‘에코 챌린지’를 실시하며 식품 전반의 포장재를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 개발 단계부터 생산, 유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필환경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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