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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대입까지 온라인..수능 안 보는 과기특성화대도 비대면 면접

중앙일보

입력

카이스트.

카이스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됨에 따라 국내 5대 과학기술특성화대학(KAIST·GIST·DGIST·UNIST·POSTECH)의 수시모집 면접 방식이 모두 비대면으로 변경됐다. 이들 대학은 수시모집에 수능 최저도 적용하지 않는데 면접까지 비대면으로 간소화되면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KAIST 등 과학특성화대, 올해 수시면접 비대면 전환 

18일 과학기술특성화대학 5곳은 올해 고3이 치르는 2021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면접평가를 비대면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안전을 배려한 조치다.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은 수시전형에 수능 최저가 적용되지 않고, 면접에서 수학·과학 고난도 문제풀이나 프레젠테이션 등으로 심층 평가를 진행해왔다. KAIST는 55분간 문제풀이, DIGIST는 제한된 시간 동안 제시문을 읽고 견해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발표 면접을 하는 식으로 지원자의 영재성과 창의성 등을 검증했다.

비대면면접, 고난도 문제풀이 대신 자유문답 간소화 

올해는 비대면 면접으로 전환되면서 면접에서 평가 요소가 상당 부분 배제된다. DIGIST는 기존에 발표면접과 학업역량, 개별면접으로 25분 소요됐던 면접 시간을 올해는 15분으로 줄였다. 면접 내용도 학교생활기록부·자기소개서·교사추천서 내용을 기반으로 한 문답으로 간소화됐다. UNIST는 지원자별로 별도 과제를 부과한 뒤 해결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제출토록 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시전형에 지원한 수험생에게 면접관이 질문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시전형에 지원한 수험생에게 면접관이 질문하고 있다. [중앙포토]

KAIST "서류로 우수성 입증→비대면, 검증 필요→대면"

KAIST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비대면과 대면 면접 방식을 혼용하기로 했다. 서류평가 합격자 발표일(11월 25일) 기준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단계면 모든 면접을 비대면을 진행한다. 지원 서류(학교생활기록부·자기소개서·교사추천서) 내용을 바탕으로 자유문답을 5~10분 갖는 게 전부다.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1단계로 완화되면, 서류평가에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일부 학생을 선별해 기존 방식으로 대면 평가를 진행한다. 지원 서류만으로 우수성이 입증된 학생은 비대면 면접만 거치면 된다.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 비대면 면접으로 전환한 것에 대해 "변별력은 물론 공정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효근 하나고 교사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내신 성적 외에는 고3의 교내활동이 전무한 상태"라면서 "면접이 비대면으로 간소화되면, 예년보다 부실한 학교생활기록부가 거의 유일한 평가 기준이 되는 셈이라 변별의 신뢰도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교사 "KAIST 방식, 영재학교·과학고에 특혜" 비판

KAIST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일 경우, 비대면과 대면 면접을 투트랙으로 운영하는 것에서는 "불공정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서류만으로 비대면 면접자를 골라내 대면평가를 면제해주겠다는 것은 사실상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에 대한 특혜"라고 비판했다. 김 교사는 "일반고·특목고·자사고는 학교생활기록부에 적을 때 글자 수는 물론 표현 문구까지도 제약을 받지만, 영재학교·과학고는 학생부 기록에 제한이 없어 분량이 방대하고 교내활동 내용도 다양해 한눈에 드러난다"면서 "작성 기준 자체가 다른 서류로 대면평가 면제 여부를 결정하는 것 자체에 불공정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입시 전문가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장은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신입생을 선발에서 수학·과학 심층평가가 빠지고 학생부 기록에 대한 평가 비중이 늘어난 것은 이들 대학의 설립 취지와는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KAIST 입시 방식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학생에게 대면평가를 추가하는 것은 서류상 미흡한 부분이 있어도 한차례 더 입증할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라면서 "일부 학교에 대한 특혜라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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