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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 질주' 포르쉐 운전자 구속, 대마 묻자 "죄송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7중 추돌 사고를 내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포르쉐 승용차 운전자가 18일 구속됐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김태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상과 도주치상,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포르쉐 운전자 A씨(40대)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18일 오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사안의 내용이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음주 또는 약물을 한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이날 오전 동부지원에 나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 후 모자가 달린 검은색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고개를 푹 숙이며 법정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이 “대마를 흡입한 이유가 뭔가”라고 묻자 작은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대마초를 피운 뒤 차를 몰아 부산 해운대 도심에서 7명이 다친 7중 추돌 사고를 낸 포르쉐 운전자 40대 A씨가 18일 오전 부산 동부지법 동부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정을 빠져 나오고 있다. 송봉근 기자

대마초를 피운 뒤 차를 몰아 부산 해운대 도심에서 7명이 다친 7중 추돌 사고를 낸 포르쉐 운전자 40대 A씨가 18일 오전 부산 동부지법 동부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정을 빠져 나오고 있다. 송봉근 기자

A씨는 지난 14일 7중 추돌 사고 현장에서 570m 정도 떨어진 해운대 옛 스펀지 건물 인근에서 정차 중이던 아우디 A6 차량과 부딪히는 1차 사고를 냈다. 이후 약 500m를 질주하다 중동 지하차도에서 앞서가는 포드의 토러스 차량을 재차 추돌했다. 이어 다시 70m 정도 달린 뒤 중동 교차로에서 오토바이와 그랜저 승용차 등을 추돌하며 7중 추돌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서 “사고를 내기 전 차 안에서 동승자가 건네준 대마초를 흡입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당시 주변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포르쉐 차량이 지하차도를 빠져나와 오토바이에 부딪힐 때 시속 100㎞ 가 넘는 빠른 속도로 질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가 난 도로는 제한속도가 시속 50㎞다. 경찰은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나타나는 스키드 마크(타이어가 끌린 자국)가 현장에 없는 것도 확인했다.

이날 사고로 배달일을 하던 오토바이 운전자인 40대 남성 등 2명이 중상을 입고, 5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구속된 A씨와 A씨에게 대마를 건넨 동승자 등을 상대로 대마유입 경로에 대해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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