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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대신 편의점 도시락"…코로나가 바꾼 직장인 점심 풍경

중앙일보

입력

17일 서울 중구 한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간편식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뉴스1

17일 서울 중구 한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간편식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직장인의 점심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길어지면서 삼삼오오 모여 인근 식당이나 구내식당을 찾던 사람들이 나 홀로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세가 본격화된 지난달 15일 이후로 한 달간 GS 도시락 매출은 이전 달과 비교해 6% 늘었다. 특히 수도권 내 오피스 상권 소재 점포에서는 도시락 매출이 8%로 더 많이 늘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재택근무에 들어간 사무실이 늘어나 유동 인구가 줄어든 점을 고려해도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혼밥족’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편의점 도시락의 판매 증가세는 더 확연하다. 이마트24의 지난 한 달간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들어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26% 늘었다고 밝혔다.

직장인 신모씨(36)는 “예전에는 혼밥하면 설렁탕 한 그릇을 떠올렸는데 요즘은 사람 많은 곳에서 식사를 꺼리다 보니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커피, 주전부리를 사와 자리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나날이 진화하는 편의점 도시락 메뉴   

도시락 특수에 편의점 업계 도시락 마케팅도 다시 불 붙고 있다. 뉴스1

도시락 특수에 편의점 업계 도시락 마케팅도 다시 불 붙고 있다. 뉴스1

이 때문에 편의점 업계는 도시락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S25는 18일 전국 각 지역의 고유 식자재를 이용한 '팔도차림' 도시락을 출시했다. 첫 번째 상품은 경상북도 의성 마늘로 만든 소스가 주재료인 의성마늘보쌈이다.

세븐일레븐은 15일 배우 김수미를 모델로 수미네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했다. 김수미가 운영하는 식음료업체 나팔꽃과 세븐일레븐이 협업해 개발한 제품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집밥으로 유명한 배우 김수미가 상품 기획부터 레시피 개발, 맛 평가 등 모든 출시 과정에 참여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씨유(CU)에 따르면, 편의점 도시락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됐다. 당시 2000원 초중반의 가격대로 소 불고기, 제육볶음 등 단품 메뉴로 구성됐고, 전체 간편 식품 매출에서 10% 비중에 불과했다. 그러다 2015년 주요 편의점 업체들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도시락 품질을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4~5년 전 GS25 혜자 도시락, CU 백종원 도시락, 세븐일레븐 혜리 도시락 등 편의점 업체들마다 저마다의 대표 브랜드를 내걸고 다양한 도시락 상품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변화를 맞았다”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식사 문화가 바뀌면서 하반기에도 도시락 인기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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