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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20년 이상 인플레와 싸워 이길 투자의 정도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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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78)  

대상이 전혀 다른 두 교육 콘텐트를 준비하면서 강의안을 비교해 보니 핵심은 거의 똑같았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투자 성과를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달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진 pxhere]

대상이 전혀 다른 두 교육 콘텐트를 준비하면서 강의안을 비교해 보니 핵심은 거의 똑같았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투자 성과를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달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진 pxhere]

9월 강의를 준비하면서 새삼스럽게 재발견한 것이 있습니다. 공기업에 취업한 신입사원을 위한 재테크 교육, 은행 지점장 출신의 예비 은퇴자를 위한 자산관리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대상이 전혀 다른 두 교육 콘텐트를 준비하면서 강의안을 비교해 보니 핵심은 거의 똑같았습니다.

신입 사원을 위한 강의의 경우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젊은이가 나이 들었을 때 경제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지식이 필요할까 고민했습니다. 직장 새내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를 통해 효과적으로 자산을 키우는 것입니다.

금융사 예비 은퇴자를 위한 강의를 준비하면서 노후를 안전하고 여유롭게 보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60대 이후에 지침으로 삼아야 할 자산관리 원칙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예비 은퇴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더 늦기 전에 효율적인 자산 운용을 통해 자산 수명을 늘리는 것입니다.

두 대상에게 전달할 핵심은 똑같았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투자 성과를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달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긴 인생, 길어진 노후…어차피 장기 투자

신입사원은 앞으로 직장생활 하면서 20년 정도 돈 관리를 잘하면 중년 이후의 삶, 은퇴 이후의 삶을 여유롭게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는 앞으로 30년 정도를 바라보고 돈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어차피 두 세대가 모두 20년 이상 장기적으로 돈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차이는 있지요. 청춘은 실패해도 회복할 시간이 있고 다시 도전할 기회가 주어지지만, 은퇴자는 패자부활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세대가 공히 투자해야 하고 자산관리의 가장 큰 적인 인플레이션을 무찔러야 합니다. 그러려면 투자가 불가피하고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핵심 내용이 될 수밖에 없더군요.

주식에 투자하는 세 가지 방법

『연금부자들』의 저자 이영주 소장은 “주식투자는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운전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위험하게 운전하는 것이 위험한 것입니다. 운전하지 않고 살기 힘든 것처럼 주식투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피할 수 없습니다. 다만 교통 법규를 잘 지키고, 조심하면 사고가 잘 나지 않는 것처럼 기준과 원칙을 지키면 사고가 날 일은 거의 없습니다. 안전하게 주식에 투자해 인플레이션을 이기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코로나 이후 ‘삼프로TV’, ‘815머니톡’, ‘신사임당’ 등 재테크와 주식투자를 다루는 많은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 보통 사람이 그 내용을 이해하고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나름대로 투자방법을 정리해 봤습니다.

첫째, 핵심 자산은 지수에 투자하라입니다. 경제적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지수를 사는 것이 좋습니다. 매월 또는 일시금으로 인덱스 펀드나 ETF를 사는 방법은 생각보다 수익이 높고 안전한 방법입니다. 어떤 주식이 대박이 날 주식인지, 언제 사고팔아야 하는지 아는 것은 전문가도 매우 어렵습니다. 하물며 초보 투자자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시장 전체는 늘 생산성이 늘어나는 만큼 가치가 올라갑니다. 그래서 매월 적립식으로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거나 매월 ETF를 같은 금액만큼 구매하면 시장 전체를 사는 효과가 있습니다.

『연금부자들』의 저자 이영주 소장은 ’주식투자는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운전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위험하게 운전하는 것이 위험한 것입니다. [사진 pxhere]

『연금부자들』의 저자 이영주 소장은 ’주식투자는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운전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위험하게 운전하는 것이 위험한 것입니다. [사진 pxhere]

인덱스에 투자할 때 중요한 것은 자산 배분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주식과 채권을 각각 50%씩 투자할 수도 있고, 국내주식(KOSPI200), 미국주식(S&P500), 국내 채권 인덱스 등 세 가지 지수에 각각 30%, 30%, 40%씩 투자하면 됩니다. 이렇게 투자하고 나서 매년 1회 이상 리밸런싱을 하면 됩니다. 처음 들어갔던 비율대로 매년 한 번씩 적립금액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식과 채권에 1억원씩 투자했는데, 1년 뒤 주식이 1억5000만원이 되고 채권이 1억1000만원이 되었을 때 총 투자자산 2억6000만원을 각각 1억3000만원에 맞추어 계속 투자하는 방법입니다. 종목을 선정하고 매수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그 어떤 전문가도 힘든 일입니다. 그것을 맞추려고 하지 말고 그냥 시장에 투자하고, 매년 한 번씩 조정해 주면 10% 내외의 수익이 가능한 것으로 백테스팅 결과가 나옵니다.

지수에 투자하는 자산 외에 일부를 개별 주식에 투자할 때는 두 가지를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소비자가 아니라 오너의 관점에서 투자 기업을 선택하고, 한 회사에 몰빵하지 말라 합니다. 워런 버핏, 존 리 등 많은 전문가가 주식은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동업하는 마음으로 선택해 오랫동안 보유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주식을 단기적으로 사서 오르면 팔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주식을 찾는 것과 아주 오랫동안 가지고 있으면서 동업하겠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바라보는 것은 아주 다릅니다. 잘 알고 믿을만한 회사를 잘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가능하면 우량하고 모두가 잘 아는 회사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선택한 회사라고 한 회사에 몰빵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최근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좋은 회사이고 앞으로도 잘 성장하리라 생각하고 그러기를 기대합니다. 그렇지만 삼성전자에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한 투자방법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회사, 세계 최고라고 일컬어지던 회사 중 사라지거나 위상이 크게 하락한 기업이 많습니다. 단기적으로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20년 이후라면 삼성전자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한 회사에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하물며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에 인생을 거는 일은 대박이 날 수도 있지만, 쪽박을 찰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아주 소심하게 이러면 어떨까 제안해 봅니다. KOSPI 200 주식 중에서 시가총액 1등에서 10등까지 회사 중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랫동안 보유할 주식을 몇 개 찾아 분산해 투자한다면 은행 금리보다는 훨씬 나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개별 주식에 투자하든, 지수를 사든, 펀드를 사든 투자를 하지 않고 살기는 힘든 저금리 시대입니다. 그렇다고 준비 없이 운전대를 잡고 거리를 나서면 위험에 노출됩니다. 처음에는 ‘초보운전’이라고 붙이고 조심조심 운전하는 것처럼 하나씩 투자에 대해 배워가면서 익숙해지면 좋겠습니다. ‘안전운전’이 최고의 운전 실력입니다. 투자도 그렇다는 것을 배우게 되면 좋겠습니다.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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