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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객' 액션 도전한 장혁 "'레옹' 느낌, 그런 게 사랑 아닐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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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혁이 검술 액션에 도전한 조선 사극 영화 '검객'. [사진 오퍼스픽쳐스, 더웨이브 E&M]

배우 장혁이 검술 액션에 도전한 조선 사극 영화 '검객'. [사진 오퍼스픽쳐스, 더웨이브 E&M]

“영화 ‘레옹’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레옹이 그 험악하고 냉정한 킬러의 세계에서 누구도 옆에 오지 못하게 하다가 지킬 사람이 생기잖아요. 어쩌면 사랑이 그런 게 아닐까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힘을 내게 하는 그런 영화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했죠.”

17일 새 사극 액션 영화 ‘검객’(감독 최재훈, 23일 개봉)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주연배우 장혁(44)의 말이다. 절권도를 선보인 판타지 학원물 ‘화산고’(2001)부터 드라마 ‘추노’(2010), 이종격투기에 나선 ‘배드파파’(2018) 등 액션 배우로 손꼽혀온 그가 검술 액션에 도전했다. 영화는 조선판 ‘아저씨’ 같달까. 그가 맡은 주인공 태율은 광해군 폐위 후 자취를 감춘 조선 최고의 검객. 시력을 잃어가는 태율은 명‧청의 대립 속에 혼란에 빠진 조선을 외면하지만 하나뿐인 딸 태옥(김현수)이 청나라 공녀로 잡혀가자 무자비한 추격전에 나선다.

23일 개봉 사극 액션 '검객' 주연 #절권도·이종격투기 이어 검술 도전

영화는 광해군과 살아남은 식솔 등에 대해 철저한 역사 고증보단 상상을 많이 가미했다. ‘연애의 목적’ ‘오로라 공주’ 등 미술팀을 맡아온 최재훈 감독이 각본까지 겸해 연출 데뷔했다.

검의 거리감, 눈빛·포즈까지 맨손액션과 달랐죠

영화 '검객'으로 17일 화상 기자간담회를 가진 주연 배우 장혁이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했다. [사진 오퍼스픽쳐스, 더웨이브 E&M]

영화 '검객'으로 17일 화상 기자간담회를 가진 주연 배우 장혁이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했다. [사진 오퍼스픽쳐스, 더웨이브 E&M]

준비 과정부터 무술팀과 검술 액션 콘셉트를 함께 고민했다는 장혁은 맨손 액션과는 ‘거리감’이 확연히 달랐다고 설명했다. “검 길이만큼 제 자신이 가져가는 (움직임의) 거리감이 늘어났다. 검이 뿜어내는 날카로움에 맞춰 캐릭터의 눈빛, 포즈도 일반액션과 달랐다”고 한다.

태율의 검술은 정통 훈련받은 장수와 달리 변칙적인 것이 특징. 최 감독은 “인물마다 검의 콘셉트가 있는데 태율의 검술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습득한 무술이다. 호위무사(정만식)의 전통검과 달리, 태율은 타고난 빠르기에 최적화한 짧은 검을 발명했다”면서 “그 시대에 안 썼던 양날검으로, 거꾸로 잡거나 세워서도 쓰고 방향성이 자유로운 디자인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총 든 청나라 군대 물리친 일당백 양날검 

'검객'에서 장혁이 연기한 태율은 여느 조선 장수들과 다른 출생 배경을 가진 인물. 검술도 변칙적이다. 한쪽 날 검이 일반적이던 당시, 그는 끝이 갈라진 양날검을 사용한다는 설정이다. 멀리 보이는 인물이 배우 김현수가 연기한 태율의 딸 태옥이다. [사진 오퍼스픽쳐스, 더웨이브 E&M]

'검객'에서 장혁이 연기한 태율은 여느 조선 장수들과 다른 출생 배경을 가진 인물. 검술도 변칙적이다. 한쪽 날 검이 일반적이던 당시, 그는 끝이 갈라진 양날검을 사용한다는 설정이다. 멀리 보이는 인물이 배우 김현수가 연기한 태율의 딸 태옥이다. [사진 오퍼스픽쳐스, 더웨이브 E&M]

가장 공들인 장면은 시야가 거의 흐릿해진 태율이 총포로 무장한 청나라 군대와 1대 100 대결하는 대목이다. 과장되게 느껴질 법한 장면을 가급적 사실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장면을 나누지 않고 한 번에 촬영하는 ‘원신원컷’ 기법을 사용했다. 편집을 통한 눈속임이 힘든 터. 컴퓨터그래픽(CG)‧특수효과도 총동원했지만 액션의 속도감은 장혁이 훈련으로 끌어올렸다. 최 감독은 “검이 (속도감 있게 보이려면) 주먹보다 3배 빨라야 한다. 위험부담에도 장혁 배우가 흔쾌히 해보자며 많은 연습을 했다”고 했다. “사람이 총보다 빠를 순 없잖아요.” 장혁의 솔직한 토로. 그는 “사람 속에 숨어 총 피하고 방패 써가며 ‘은폐엄폐’를 많이 해야 했다. (컷을 나누지 않은 만큼) 장면 안에 CG가 들어가야 하는 선과 각도 등 합이 복잡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시력이 흐릿해지는 과정은 3단계로 나눠 점점 더 뿌옇게 처리된 특수렌즈로 바꿔 꼈다. 실제 배우의 시야도 렌즈로 인해 방해받는 상황. 장혁은 “눈이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 모르는 상황이 있기에 시선을 대부분 45도 내리고 합을 맞췄다”면서 “복싱장에서 스피드볼을 칠 때 시선을 빼고 느낌으로 치며 훈련했다”고 했다.

액션 데뷔 비투비 이민혁 대해 "절실함, 성실함 있다"  

장혁과 최후의 대결로 맞부딪히는 청나라 황족 구루타이 역은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스타트렉 비욘드’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출연해온 인도네시아 배우 조 타슬림이 맡았다. 장혁은 “조 타슬림이 워낙 빨라서 내가 부상을 입기도 했지만, 계속 훈련해온 친구라 액션의 속도와 리듬이 때론 변칙, 엇박으로 가는데도 서로 잘 맞았다”면서 “축구로 치면 포지션마다 자기 안의 바운드를 어떻게 해서 상대한테 줄까, 협동이 필요한데 그런 호흡이 잘 맞았다”고 되짚었다.

장혁이 주목한 후배 배우도 있다. 바로 태율의 소년 시절 역으로 스크린 데뷔한 아이돌그룹 비투비(B2B)의 이민혁이다. 장혁은 그에 대해 “운동신경이 굉장히 좋은데 정말 열심히 했다”면서 “훈련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는데 집중도도 있지만, 배역에 대해 어떤 것이든 하겠다는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그런 합이 안 나왔을 것이다. 배우로서 캐릭터를 알아가는 과정의 절실함, 성실함이 있는 친구”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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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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