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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손 떼려는 VR, 페이스북은 올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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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일도 하고 학교도 가지만, 오프라인에서처럼 내가 딱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지는 않잖아요. 가상·증강현실(VR·AR)은 여러분이 그 자리에 진짜 존재하는 느낌을 줍니다.”

페이스북 커넥트 온라인 개최 #“가상공간서 회의·수다 가능” #‘VR의 대중화’ 위해 가격 낮춰

마크 저커버그

마크 저커버그

마크 저커버그(사진)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7일 VR·AR 기술을 활용하면 앞으로는 ‘모든 것을 집에서 할 수 있는(xFH·everything from home) 세상’이 펼쳐진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새벽(한국시간) 온라인으로 연례행사 ‘페이스북 커넥트’를 열고, 자체 개발한 VR 헤드셋 신제품 ‘오큘러스 퀘스트2’와 VR·AR 사업 청사진을 공개했다.

오는 18일 한국을 포함한 22개국에서 출시되는 오큘러스 퀘스트2는 전작 대비 무게는 10% 이상 줄이고 성능은 개선한 제품이다. 퀄컴이 VR·AR용으로 개발한 스냅드래곤 XR2 프로세서가 장착됐으며, 해상도도 기존 1440x1600픽셀에서 1832x1920픽셀로 높아졌다. 64GB 기본 모델이 299달러, 한국에서는 41만4000원에 판매 예정이다. 전작보다 100달러 저렴해졌다. ‘VR의 대중화’를 위해 가격 장벽을 낮춘 것이다.

페이스북이 자체 개발한 VR 헤드 셋 신제품 ‘오큘러스 퀘스트2’.

페이스북이 자체 개발한 VR 헤드 셋 신제품 ‘오큘러스 퀘스트2’.

페이스북은 이날 ‘인피니트 오피스’라는 이름의 미래 사무실 컨셉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큘러스 퀘스트2만 착용하면 당장 내 옆에 컴퓨터가 없어도 기존 사무실에서처럼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글래스·헤드셋을 착용하면 모든 것이 집에서 가능한(xFH) 세상을 만드는 게 페이스북의 구상이다.

저커버그는 “사람들이 제각각 자신만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조만간 자신만의 스마트 글래스를 들고 다니는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레이벤 선글라스로 유명한 에실로룩소티카와 협력해 내년에 스마트글래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2014년 VR 기기 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성장은 더딘 편이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페이스북의 기조는 바뀌었다.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서비스 상용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사내 VR·AR 부서를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이라는 연구소로 격상시켰다.

반면 페이스북과 같은 해에 VR 시장에 뛰어들었던 삼성전자는 페이스북과 반대 수순을 밟고 있다. 삼성전자는 360도 이미지·비디오 촬영과 같은 VR 콘텐트를 제공하는 서비스 ‘삼성XR’을 이번 달 30일까지만 운영한다. 지난 4월에는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와 협업했던 ‘기어VR’ 앱에 대한 지원도 종료한 바 있다. 대신 AR에 대한 투자는 지속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으로 미국의 AR 기술 전문 기업 ‘디지렌즈’에 투자했다. 구글 역시 지난해 자사 VR 플랫폼 ‘데이드림 VR’ 사업을 중단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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