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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튼튼, 재미 듬뿍…줄넘기를 놀이처럼

중앙일보

입력

줄넘기 운동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전신 운동이다. 하지만 단순한 동작의 반복에서 오는 지루함 때문에 줄넘기를 꾸준히 하는 사람은 드물다.

최근 줄넘기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 다양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운동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또 이를 널리 보급하기 위한 강습회가 열리고 인터넷 사이트도 개설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30분쯤 서울 강서구 가양2동 구암공원. 학생 10여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줄넘기를 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줄넘기아카데미 김수열(37)강사의 지도로 혼자 또는 2명 이상이 조를 이뤄 줄넘기를 이용한 여러가지 운동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金강사는 "학교 체육과목의 한 과정에 불과하던 줄넘기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최근 들어 늘고 있다"며 "줄넘기는 한 사람이 뛰는 방법만 1백 종류가 넘고 이를 변형한 것까지 포함하면 수백 종류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풍이나 야유회 자리에서 노래.장기자랑 등 판에 박은 프로그램 대신 줄넘기 놀이법을 가르쳐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줄넘기 놀이로는 두명이 줄넘기 손잡이를 하나씩 잡고 줄을 당기거나 느슨하게 하면서 발을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지는 '줄 잡아당기기'와 몇개의 줄넘기를 각각 둥글게 만들어 바닥에 놓아 줄을 밟지 않고 모두 통과하는 '섬 건너뛰기' 등이 있다.

사람이 많을 경우 수건 돌리기를 응용한 '줄 뺏기'도 재미있다. 둥글게 만든 줄넘기를 사람 수보다 한개 적게 바닥에 놓고 노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돌다가 노래가 멈춤과 동시에 하나의 줄넘기에 한명씩 들어가는 방식으로 마지막 한개의 줄넘기가 남을 때까지 진행하는 놀이다.

줄넘기 운동 및 놀이 전문 강습기관으로는 한국줄넘기협회(http://www.jumprope.or.kr)

한국줄넘기아카데미(http://www.jumprope.co.kr)를 꼽을 수 있다.

경기도 수원에 본부를 둔 줄넘기협회는 전국 17개 시.도의 지부를 통해 강습회를 열고 있다. 강습시간에 따라 수료자에게 1급(30시간).2급(15시간).3급(8시간)자격증을 준다. 031-220-2359.

줄넘기아카데미는 주로 여름.겨울방학 때 강습을 한다. 모두 5명의 강사가 있으나 이 중 4명이 학교 교사이기 때문이다. 나흘간 강습을 실시해 수료자에게 1급(강습시간 30시간)과 2급(15시간) 자격증을 준다.

수강료는 1급 5만원, 2급 3만원이다. 방학 한달 전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수강신청을 받는다. 02-3663-9995.

강습에 참여하기 힘들 경우 줄넘기 교육용 비디오를 구입, 이용해 볼만하다. '개인 줄넘기'와 두명 이상 할 수 있는 '다함께 줄넘기', 단체 안무용인 '신나는 음악 줄넘기'등이 시중에서 각각 2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줄넘기 운동에 필요한 용품은 줄넘기와 신발이다. 대부분 폴리염화비닐(PVC)를 재료로 하는 줄넘기의 줄은 속이 꽉 차고 투명한 것이 좋으며 손잡이 길이의 국제 기준은 21㎝이나 15㎝ 이상이면 괜찮다.

줄넘기는 운동하는 사람 수와 용도에 따라 개인.중간.긴줄넘기 등 세종류로 나뉜다. 개인→중간→긴줄넘기 순으로 줄이 길어지고 굵어진다.

가격은 ▶개인줄넘기 3천5백~6천원▶중간줄넘기 1만2천~1만8천원▶긴줄넘기 7천원 선이다.

어린이들이 줄넘기 운동을 재미있게 하도록 줄부분에서 빛이 나게 한 야광줄넘기(국산 1만6천원 선)가 있다.

한 벤처기업이 인공지능 기능을 갖춘 다이어트 줄넘기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이 줄넘기는 성별.나이.몸무게 등을 입력한 뒤 줄넘기 운동을 하면 적정 운동량에 이르러 음악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신발은 앞창이 두껍고 쿠션이 뛰어난 조깅화가 적당하다.

줄넘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발목과 무릎에 부담이 많은 운동이다. 이에 따라 특히 바닥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아스팔트.시멘트바닥 등 딱딱한 곳을 피하고 나무 바닥이나 먼지가 적게 나는 땅이 좋다.

불가피할 경우에는 고무판.카펫 등을 깔고 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

줄넘기협회 이사인 서울중앙병원 김명화 박사(스포츠의학)는 "운동 후 허리나 무릎.발목 관절에 통증이 있으면 물수건으로 열을 식혀 주고 추운 날에는 땀에 젖은 옷을 빨리 갈아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金박사는 또 "고혈압.심장 질환자는 의사나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운동 여부 및 방법 등을 결정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02-2224-4805(주간), 4943(야간).

♣... 줄넘기 가족 수원대 이종영교수 ...♣

'줄넘기로 가족사랑 키워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L아파트 단지에서는 밤에 줄넘기를 하는 한 가족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한국줄넘기협회 회장인 수원대 체육학과 이종영 교수와 아내, 세딸들이다.

李교수는 아무리 늦게 퇴근하더라도 가족과 함께 줄넘기를 들고 아파트 한쪽 귀퉁이로 나가 30분 이상 운동을 해야 한다.

그가 3년 전 아내와 자녀들의 건강을 위해 제안, 시작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줄넘기하는 시간을 더 기다린다.

李교수는 "맏딸 수희(16.호매실중 3년)는 초보 수준을 벗고 2단뛰기를 능숙하게 하며 친구들에게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둘째 수정(11.상촌초등 4년)이와 막내 수빈(9.상촌초등 2년)이도 ×자뛰기.방향전환 뛰어넘기 등 초등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기술을 익혔다고 덧붙였다.

줄넘기가 몸매 관리에 최고라고 강조하는 아내 오미란(40)씨는 "아이들이 어려운 기술을 하나씩 배울 때마다 기뻐하며 자신감을 갖는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은 아빠.엄마와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 더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 기네스북 오른 줄넘기 박사…매일 1만번 뛰는 박봉태씨 ...♣

"건강하세요."

'줄넘기 1시간 동안 많이하기'로 기네스북에 오른 박봉태(74.서울 금천구 가산동.사진)씨의 인사말이다. 그가 1989년 부산에서 세운 1만4천6백28번의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1초에 네번 줄넘기를 한 셈이다.

朴씨는 "줄넘기만으로 충분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며 "몸이 튼튼하니 자식들에게 의지하고 싶은 생각도 사라지더라"고 말했다. 그는 세아들을 모두 분가시키고 아내와 살고 있으며 자식들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는다.

그의 줄넘기 경력은 24년. 트럭.시내버스 운전기사 생활 20여년 동안 허리디스크.변비 등 질병이 찾아온 50세 때 본격적으로 줄넘기를 잡았다.

하루 1백번에서 시작해 나흘마다 두배씩 횟수를 늘려나갔다. 비공식 최고 기록은 하루 3만번. 요즘도 거의 매일 아침 집 앞 빈터에서 1시간 가량 1만번 안팎을 한다. 거실 달력의 날짜칸에 줄넘기 횟수와 운동 시간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朴씨는 "머리는 하늘을 향하고 코로 숨을 쉬며 발가락이 바닥에 닿도록 뛰는 게 효과적인 줄넘기 자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줄넘기를 시작한 뒤 질병이 없어지고 심폐 기능이 강화돼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체력까지 갖춰 노장마라톤대회에서 1등을 한 적도 있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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