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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도 비명 지르는 코스…윙드풋에서 누가 웃을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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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16일 US오픈 연습 라운드 도중 스웨터를 벗는 타이거 우즈. [AFP=연합뉴스]

16일 US오픈 연습 라운드 도중 스웨터를 벗는 타이거 우즈. [AFP=연합뉴스]

 “내가 본 것 중 가장 어려운 그린이었다.”(잭 니클라우스) “보기라도, 그렇게 화는 안 날 거다.”(헤일 어윈)

시즌 첫 메이저 US오픈 오늘 개막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2020~21시즌 첫 메이저 대회로 열리게 된 제120회 US오픈이 17일 밤(한국시각) 개막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예정보다 3개월여 밀렸다. 올해는 유독 코스가 주목 받는다. 2006년 이후 14년 만에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열리는데, 코스가 악명이 자자하다. 1923년 6월 개장한 이 코스에서 US오픈이 그간 5차례 열렸다. 1~4라운드 합계 언더파 선수가 1984년 퍼지 죌러(미국), 그렉 노먼(호주) 2명뿐이었다. 1974년 헤일 어윈(미국)은 7오버파 우승자였다. 골프계는 '윙드풋의 대학살'로 불렀다. 가장 최근 열린 2006년에는 제프 오길비(호주)가 5오버파로 우승했다.

윙드풋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 [EPA=연합뉴스]

윙드풋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 [EPA=연합뉴스]

미국 CBS스포츠는 이 코스를 “다 큰 남자가 비명 지르게 하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전장 7477야드인 이곳이 어려운 건 까다로운 조건 때문이다. 페어웨이 폭이 좁다. 15㎝짜리 러프는 깊고 질기다. 그린은 굴곡이 심하다. 올해는 주관사인 미국골프협회(USGA)가 기존 파5 홀 2곳을 파4 홀로 바꿔 난도를 높였다. 장타자에게 유리할까.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50야드 장타를 쳐 러프에 빠지느니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 달 전부터 우승 후보들은 코스를 사전 답사했다. 저스틴 토마스(미국)는 지난달에 연습 라운드를 했고, 이달 초엔 존 람(스페인)이 시즌 최종전이었던 투어 챔피언십을 이틀 앞두고 코스를 찾았다. 2006년 이 코스에서 메이저 출전 사상 처음 컷 탈락한 타이거 우즈(미국)도 한 달 전 답사했다. 16일 대회 연습라운드에서 그는 티샷과 퍼트 연습에 집중했다. 그러나 18번 홀(파4)에서 티샷한 볼이 왼쪽 러프에 빠지자 볼을 쳐내지 않고 손으로 집어올려 다음 샷을 했다. 길고 질긴 러프에서 제대로 공을 쳐내기 힘들단 의미였다. 우즈는 “코스가 어렵기로는 1, 2등을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예전과 좀 다를 거라는 전망도 있다. 우즈는 “(14년 전과 비교해) 코스가 많이 바뀌었다. 그때보다 공도 좋아졌고, 선수들의 거리도 늘었다”고 말했다. 대표적 장타자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드라이버로 힘껏 치면 러프에 떨어져도 9번 아이언이나 피칭 웨지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한국에서는 임성재(22), 강성훈(33), 안병훈(29), 김시우(25) 등 4명이 출전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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