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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앱 상속받은 ‘타다 대리’ 출격…타다 vs 카카오, 모빌리티 2차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타다가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진 VCNC

타다가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진 VCNC

타다 베이직의 유복자 ‘타다 대리운전’이 출범한다. 타다와 카카오의 모빌리티 전쟁 2차전이 시작됐다.

16일 타다 운영사 VCNC는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타다 대리’를 내놓기 위해 기사를 사전 모집하다고 밝혔다. 기사 1000명을 모은 뒤 올해 4분기에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2.7조 '대리운전' 시장, 타다도 출격

타다 대리는 170만 승객 회원이 가입해 쓰던 ‘타다 베이직’의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기존 타다 앱에 ‘대리’ 메뉴만 새로 추가돼, 기존 사용자를 흡수하고 시작한다. VCNC는 “기사와 고객 간 상호평가시스템, 경유지 설정 등 타다 플랫폼의 운영 경험과 기술력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사전 등록한 기사에게는 올해 운행 횟수에 따른 보상 혜택을 제공하고, 기사들이 사용할 별도의 전용 앱도 출시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리운전 중개 앱 시장 1위 사업자는 카카오모빌리티. 2016년 카카오T 대리 서비스를 출시해, 관제 센터와 콜 연결 위주의 시장을 모바일 앱으로 옮겨왔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실태조사(2020년)에 따르면 전국 대리기사 수는 16만4000명 안팎이며, 이 중 91.7%가 카카오T에 등록했다. 전체 시장 규모는 약 2조7700억원.

카카오모빌리티는 2016년 6월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2016년 6월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타다 vs 카카오, 1차전 카카오 승

타다 대리의 출범으로, 타다-카카오의 경쟁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양사는 타다 베이직(기사 딸린 렌터카)과 카카오T블루(브랜드 택시)로 한 차례 맞붙은 바 있다.

1차전은 지난 3월 여객운수자동차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종료됐다. 렌터카에 기사를 함께 호출하는 타다 방식 운영을 금하는 내용이 담겨 ‘타다금지법’이라고도 불렸다. 한 달 뒤 타다는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했다. 택시회사를 인수하고 가맹을 하는 등 ‘택시 면허제 안에서의 혁신’을 택한 카카오의 완승이었다.

'견제받는 1위' 승자의 난관 

카카오는 사업을 확장해 지난달 카카오T블루 가맹(프랜차이즈) 택시가 전국 1만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승자의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1위 사업자를 견제하는 택시업계와 갈등이 일어났다. 택시 중개 앱 '카카오T'로 들어온 승객의 호출을 가맹 택시 카카오T블루에만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비가맹 택시들의 의심이 커졌다. 최근 경기도는 이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관련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논의 테이블에도 가맹택시가 올라왔다(관련기사). 앱 호출 배분과 가맹 수수료 등을 들여다봐 달라는 업계의 요구 때문. 택시업계의 주적이 타다에서 카카오로 옮겨온 셈이다.

타다 전화위복? 모회사는 대형 투자유치 

타다는 연내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진은 준고급택시 가맹 타다 프리미엄. 사진 VCNC

타다는 연내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진은 준고급택시 가맹 타다 프리미엄. 사진 VCNC

타다는 베이직 중단 후 택시 업계와 관계가 개선됐다. 준고급 가맹택시 ‘타다 프리미엄’에는 300대가량의 택시가 가입해 운영 중이며, 일반 가맹 택시도 연내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타다 운영사 VCNC의 모회사인 쏘카에는 최근 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인정받은 쏘카의 기업 가치는 1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LB프라이빗에쿼티(PE)와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510억원을 투자받은 지 7개월 만이다. 회사로서는 사업 확장의 실탄을 마련한 셈.

카카오의 무기는 데이터, 노동은 고민

4년간 쌓인 4400만 건의 대리운전 운행 데이터는 카카오의 강력한 무기다. 인공지능(AI)이 수요·공급·교통량을 분석해 적정가를 계산한 ‘추천요금제’를 지난해 11월 내놓는 등 데이터를 서비스 고도화에 활용 중이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원들이 지난 7월 서울 중구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 선포식'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민주노총 산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원들이 지난 7월 서울 중구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 선포식'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법적으로는 개인사업자이만 회사로부터 일감을 받아 일하는(특수형태근로종사자), 대리기사들과의 관계 정립도 1위 사업자인 카카오의 숙제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대리운전노조는 지난 7월 고용노동부 설립 신고 필증을 발급받아 합법 노조가 됐고, 곧이어 카카오모빌리티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카카오는 ‘우리가 단체협약을 체결할 지위(사용자)인지 불분명하다’고 답했고 노조는 단체협약 쟁취 투쟁을 선언한 상태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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