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취소·영업중단 보장 감염병보험 나올까…보험업계 개발 착수

보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으로 인한 영업 손실 등을 보장해주는 보험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보험개발원은 16일 코로나19 등 전염병과 관련된 보험상품 출시를 위한 전염병 위험평가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셔터스톡

보험개발원은 16일 감염병 관련 보험상품 개발을 위한 ‘감염병 위험평가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모델 개발에는 1년 정도 걸린다. 내년 중 관련 상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코로나19 등 감염병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보험 상품은 변변치 않다. 예컨대 사망이나 의료비는 생명보험이나 실손보험 등을 통해 보장 받을 수 있지만, 영업중단이나 행사 취소 등은 보험에서 보장 받을 수 없다. 여행자보험도 감염병으로 인한 위약금은 보상해주지 않는다.

감염병 관련 보험에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건 보험료 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보험상품을 출시하려면 위험률 등을 계산해 요율을 산정해야 하는데 감염병은 피해 규모 등을 예측하기 힘들다. 보험사에 축적된 감염병 관련 데이터도 부족한 상황이다.

감염병 위험평가 모델은 이같은 요율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자료다. 과거 발병한 감염병의 특성, 인구밀도, 인구이동, 방역수준 등과 같은 변수들을 반영해 개발된다. 위험평가 모델을 통해 향후 발병 가능성과 영향도를 평가할 수 있다. 보험개발원은 “보험료 산정과 리스크 관리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감염병 위험평가 모델은 바이러스의 특성(발생 가능성, 감염도·치명도, 인구구조에 따른 영향, 발생 위치)과 방역대책(백신 생산 시나리오, 국가의 대응조치, 감염병 지속기간) 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감염병 발생 가능성 등을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모형화해 개발된다. 보험개발원은 개발에만 1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감염병 위험평가 모델을 개발해 보험상품 개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 2018년 재보험사인 뮌헨리와 보험중개사인 마쉬, 리스크 모델링 기업인 메타바이오타(Metabiota) 등이 협력해 감염병으로 인한 기업 영업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상품을 내놨다. 주로 숙박, 여행, 스포츠 업계 등을 대상으로 판매됐다.

보험개발원은 감염병 위험평가 모델을 개발한 뒤 내년 중 해당 모델에 기반한 보험상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보험업계와 협의할 예정이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