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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퇴사를 꿈으로…‘구독경제‘는 자영업의 미래다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전호겸의 구독경제로 보는 세상(1)

대학교수 겸 경제 칼럼니스트다. 대기업, 건설사, 통신회사 등을 두루 거쳤다. 천착한 분야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구독경제는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는 것처럼 일정 기간 구독료를 지불하고 상품,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는 경제활동을 일컫는다. 국내에는 2010년대를 전후하여 도입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로 언택트 시대가 오면서 날개를 달았다. 소비문화에 혁신을 가져올 구독경제 세상으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한다. <편집자>

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들은 친한 후배가 퇴근길에 소주 한잔하면서 “정말 더러워서 때려 치든가 해야지, 챙겨주지도 않으면서 일만 많이 시키고. 선배님 저 나가서 국수라도 말아야겠습니다”고 푸념한다. 결국 순댓국 한 그릇에 소주 한 병을 다 마시고 나서야 “그래도 아이가 유치원생이고 아파트 대출도 갚아야 하니까, 다녀야 할 것 같네요. 내일 회사도 출근해야 하니 이제 집에 가야겠어요”를 끝으로 술자리는 마무리된다. 순댓국집에는 우리 말고도 ‘때려 치고 싶다’, ‘힘들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푸념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저들도 내일 결국 다시 일터로 갈 것이다. 나나 내 후배처럼….

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들은 친한 후배가 퇴근길에 소주 한잔하면서 ’정말 더러워서 때려 치던가 해야지, 챙겨주지도 않으면서 일만 많이 시키고, 선배님 저 나가서 국수라도 말아야겠습니다“라고 푸념한다.[사진 pixabay]

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들은 친한 후배가 퇴근길에 소주 한잔하면서 ’정말 더러워서 때려 치던가 해야지, 챙겨주지도 않으면서 일만 많이 시키고, 선배님 저 나가서 국수라도 말아야겠습니다“라고 푸념한다.[사진 pixabay]

어른이 되면 누구나 꿈이 생긴다. 어릴 때 꿈이 없던 사람도 어른이 되면 누구나 꿈이 생긴다. 회사에 입사하는 순간부터 ‘퇴사’라는 꿈이 생긴다. 장사를 시작하면 대박 후 은퇴를 꿈꾼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현실은 20~30대 중반까지는 퇴사하면 희망찬 미래가 있을 것처럼 보이다가, 40대~50대가 되면 퇴사라는 꿈이 악몽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퇴사라는 꿈에는 안정적인 수입 또는 노후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전제조건이 된다. 그리고 대안이 로또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로또 1등 명당 가게에는 매일 저녁이 되면 직장인이 길게 줄을 서나 보다.

잘 다니든, 못 다니든 직장을 그만둔다고 이야기하면 가장 처음 듣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그럼 나가서 뭐해 먹고 살 건데”, “나가서 할 수 있는 게 뭐냐”, “철이 없다”, ”조금만 더 참아라”, “요즘 얼마나 힘든데, 감사한지 알고 다녀라” 등이다. 사실 굳이 그런 이야기를 안 들어도 주택담보대출 및 카드값 명세서나 아이 학원비를 생각하면 퇴사란 꿈이 아니라 악몽일 뿐이다. 중년이 되면 행여라도 잘릴까 봐 오히려 걱정돼서 잠을 잘 수 없다. 어느 순간부터 퇴사는 꿈이 아니라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퇴사 또는 새로운 시작을 꿈꾸다가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이 나이에는 직장 오래 다니는 게 최고지’, ‘오래 다녀야겠다’ 는 생각으로 마무리되곤 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한다고 하면 왜 다들 말릴까? 잘되기보다는 폐업 확률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이제 너무 많은 기사가 나와 상식처럼 되었지만, 자영업자의 절반가량은 창업 이후에 3년을 버티지 못한다고 한다. 매일 ‘경기 침체와 무한경쟁으로 인해 자영업자는 빚에 허덕이거나 폐업하고 있다’라는 기사가 넘쳐난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위험이 아니더라도 몇 년 전부터 경제 위기는 일상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업자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힘들다고 난리이다. 대형마트의 선두 격인 A마트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분기에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으며, 그 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대표로 영입하고 수익이 생기지 않는 사업은 접었을 정도다.

‘길거리의 노점상, 음식점, 옷집, 화장품가게 심지어 대형마트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까지 모두 똑같은 방식의 비즈니스모델(BM: business model)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창업하면 망할 확률이 높은 것은 아닐까?’ [사진 pixabay]

‘길거리의 노점상, 음식점, 옷집, 화장품가게 심지어 대형마트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까지 모두 똑같은 방식의 비즈니스모델(BM: business model)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창업하면 망할 확률이 높은 것은 아닐까?’ [사진 pixabay]

몇 년 전부터 항상 퇴근길에 의문이 생겼다. 왜 다들 힘들까? 도대체 왜? ‘길거리의 노점상, 음식점, 옷집, 화장품가게 심지어 대형마트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까지 모두 똑같은 방식의 비즈니스모델로 경쟁하기 때문에 창업하면 망할 확률이 높은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대부분의 사업은 물건을 가져와서 파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대부분 창업을 하면 일반적인 가게 또는 인터넷 쇼핑몰을 차려놓고 누군가 방문해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매출을 창출한다. 즉, 재고가 감소하면서 수익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대부분 박리다매로 경쟁하기 때문에 소위 말해 품은 많이 드는데 이익은 높지 않다. 개인사업자,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모두 다 이런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BM)로 경쟁하다 보니 모두 다 쉽지 않은 세상이 된 것은 아닐까?

혹시 다른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없을까? 그런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가 안정적인 수입과 고객을 확보하고 위기의 시대에 새로운 기회를 주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이다. 우리에게 구독경제 시대의 도래가 어떤 의미인지 앞으로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다.

직장인들의 술잔에는 절반의 푸념과 절반의 눈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고민과 꿈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료와 친구가 있다. 퇴사 및 은퇴가 악몽이 아닌 꿈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무슨 준비를 해야 할까?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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