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구본환 사장 해임 추진..."인국공 사태 꼬리자르기?"

중앙일보

입력 2020.09.15 14:56

업데이트 2020.09.15 15:39

국토부가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의 해임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부가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의 해임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이른바 '인국공' 사태로 논란이 된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의 해임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적인 이유는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 북상 당시 행적 문제 등이 거론되지만, 인국공 사태를 무마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구 사장 해임위한 공운위 요청
내주 공운위 개최해 해임안 처리 전망
태풍 때 법인카드 사용 등 문제삼는 듯
일부선 "인국공 사태 책임 떠넘기기용"

 15일 국토부와 인천공항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구 사장을 해임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에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개최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중반 공운위가 열려 구 사장의 해임안이 처리될 예정이다. 공기업 사장의 선임과 해임 절차 등은 공운위를 통해 이뤄진다.

 국토부는 최근 두달여 동안 구 사장 관련 의혹 등에 대해 강도 높은 감사를 벌여 왔다. 우선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이 북상할 당시 구 사장의 행적이 감사 대상이다.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국정감사를 진행하면서 철도, 도로, 공항 등 태풍 관련 공공기관 기관장은 현장 대응이 중요하다며 국감장을 떠나도록 했다.

 그런데 당일 구 사장이 인천공항 주변이 아닌 경기도 안양의 자택 부근 식당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당시 논란에 대해 구 사장이 국회와 국토부에 해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 감사관실은 최근 구 사장의 동의도 없이 인천공항 부근 사택의 출입문을 임의로 열고 강제 수색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논란이 될 만큼 강도 높은 감사를 벌였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전직 국토부 고위 관료는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구 사장의 행적이 문제가 있긴 하지만 심각한 사안이었다면 그때 처리를 했어야지 1년 가까이 지난 지금 그걸 다시 문제 삼는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최근 용역회사 계약직이었던 보안검색요원의 정규직 채용을 놓고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이 된 '인국공' 사태 무마용이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국공 사태로 인해 현 정부가 추진해온 고용정책 자체가 비판을 받는 상황이 되면서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다"며 "마침 인천공항 노조가 구 사장을 공격하고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구 사장을 해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 노조원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항의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인천공항공사 노조원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항의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정부 관계자도 "구 사장의 리더십이 이미 실종됐기 때문에 더는 인천공항을 이끌어 가기는 어렵다는 판단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구 사장은 국토부의 퇴진 요구와 해임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태풍 당시 일은 이미 소명이 어느 정도 됐는데 다시 이걸 거론하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보안검색요원의 정규직 채용은 구 사장의 뜻이 아니라 청와대 차원에서 추진한 일인데 논란이 되지 그 책임을 구 사장에게 모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공항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4월 최창학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을 갑질 논란 등의 이유로 공운위를 통해 해임한 바 있다. 하지만 최 사장은 "부당한 해임"이라며 법정 대응을 벌이고 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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