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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2차 가해’ 논란 사과…공채 논술시험 다시 치르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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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고소인이 ‘피해호소인’이냐, ‘피해자’냐를 신입 기자 채용 시험 문제로 내 논란을 일으킨 MBC가 결국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피해자냐 피해 호소인이냐 #박원순 성추행 의혹 논제 파장 #비판 거세지자 “300명 재시험”

MBC는 14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이 문제 출제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에 대해 사려 깊게 살피지 못했다. 이 사건 피해자와 논술 시험을 본 응시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어 “시험에 응시한 취재기자 및 영상기자에 한해, 재시험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응시생은 300여 명이다.

MBC는 13일 논술시험에서 ‘박 전 서울시장 성추행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를 피해자라고 칭해야 하는가, 피해 호소인이라고 칭해야 하는가(제3의 호칭이 있다면 논리적 근거와 함께 제시해도 무방함)’를 문제로 냈다가 “논제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의 비판을 받았다. “정파적인 논제” “사상 검증”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7월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은 박 전 시장 고소인이 기자회견을 한 뒤에도 ‘피해자’가 아닌 ‘피해호소인’이란 표현을 고집해 ‘2차 가해’라는 논란을 불렀다.

MBC는 14일 오전만 해도 “출제 취지는 시사 현안의 관심과 사건 전후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을 보려 한 것으로, 어떤 호칭을 선택했느냐는 평가 사항이 아니다”고 하다 노동조합 등 MBC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커지자 오후 5시쯤 전격 재시험을 결정했다. 이날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변호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방송에 나와 “피해자는 이 상황에 대해서 ‘참 잔인하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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