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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발로 뛴 카카오게임즈 대표의 호소 "PC방 음식 팔아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지난달 26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전략에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지난달 26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전략에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게임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PC방 업계가 직격타를 맞은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대표가 방역 당국에 PC방 업계의 수익구조를 감안한 조치를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남궁 대표는 1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90년대 말 PC방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할 때 즈음 PC방 요금은 시간당 2500원이었다. 하지만 경쟁이 심화되며 현재 PC방 요금은 시간당 1000원 정도도 안 되는 곳들이 많다"며 "사실 맥주 무한리필 집이 맥주로 이익 나는 것이 아니라, 안주로 그나마 수익이 보전되는 것처럼 PC방도 비슷하다"고 적었다.

그는 "맥주 무한리필 집들에게 매장 오픈은 가능하나, 안주 판매를 금지한다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며 "너무나 수고가 많으신 방역 당국 입장에서 이런저런 사회의 요구를 다 받아들여 주시기 힘드시겠지만, PC방 사업의 수익 구조를 감안해서 결정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앞서 방역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완화 조치의 하나로 PC방을 고위험시설에서 제외하며 영업을 허가했다. 그러나 미성년자 출입금지와 좌석 띄어 앉기, 음식물 섭취 금지 등 전제 조건을 달았다. 음식물 섭취 금지를 조건으로 PC방 영업 재개를 허가한 것은 PC방의 수익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게 남궁 대표의 주장이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사진 페이스북 캡처]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날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와 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PC방특별대책위원회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주간 PC방의 주 수입원인 학생 손님과 음식물 판매를 불허하는 조건은 문은 열어놓고 장사는 하지 말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PC방이 다른 업종과 다르게 머무는 시간이 짧고 칸막이 좌석으로 구성돼 있어 감염 위험이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남궁 대표 역시 "PC방만큼 개인화 잘되어 있는 식당이 드물지 않을까"라며 PC방에서의 감염 위험이 높지 않다는 대책위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남궁훈,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앞줄 왼쪽 2번째, 3번째)가 지난 10일 카카오게임즈 상장 직후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앞줄 왼쪽 2번째, 3번째)가 지난 10일 카카오게임즈 상장 직후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게임즈]

남궁 대표가 대책위의 기자회견 날 'PC방 상생'을 함께 주장한 것은 그의 과거 이력과 관련이 깊다. 서강대 '문과생' 출신인 남궁 대표는 과거 삼성 SDS를 나와 한양대 앞에 '미션넘버원'이라는 대형 PC방을 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연을 맺었다. 이후 김 의장이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하자 남궁 대표도 합류했다.

카카오VX의 문태식 대표가 당시 PC방 요금정산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남궁 대표는 이 프로그램을 들고 전국 PC방에 영업을 다니는 방식으로 한게임의 종잣돈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후 남궁 대표는 한게임과 네이버컴이 합병해 탄생한 NHN에서 한국게임 총괄과 미국법인 대표 등을 지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을 역임하고, 카카오게임즈 전신인 콘텐츠 개발사 엔진을 인수했다.

'게임 외길' 남궁 대표의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첫날인 지난 9월 10일 주가 6만2400원을 기록하며 기업가치 4조5680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5위에 올랐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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