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35년 지기'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 사임

중앙일보

입력 2020.09.14 17:13

업데이트 2020.09.14 17:38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가 3년여 만에 물러난다고 CNN이 소식통을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과 '친구' 인연으로 발탁
험난한 미중 관계 겪어
최근 인민일보 칼럼 게재 거부 당해

CNN은 브랜스태드 대사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브랜스태드 대사가 미국 국민을 위해 봉사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도널드 트럼프)이 브랜스태드 대사를 선택한 것은 그가 미국의 이익과 이상을 방어할 수 있는 최고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가 떠나는 이유나 후임자에 관해선 밝히지 않았다.

CNN은 "이번 발표는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중국 내 고위 외교관 등에 대해 불특정 규제를 가할 것이라고 지난주 발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이 테리 브랜스태드 당시 아이오와 주지사(오른쪽)와 2012년 만나 건배하고 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브랜스태드를 주중 미국대사로 임명했다. [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이 테리 브랜스태드 당시 아이오와 주지사(오른쪽)와 2012년 만나 건배하고 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브랜스태드를 주중 미국대사로 임명했다. [EPA=연합뉴스]

브랜스태드는 2016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발탁한 인사 중 한 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아이오와 주지사였던 브랜스태드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1985년부터 알고 지내온 것을 높이 샀다. 인구도 적은 농업기반의 아이오와주 지사가 '깜짝' 발탁된 것도 초특급 인맥 덕분이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13년 국가주석 취임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의 회담을 가지는 일정 도중, 아이오와를 일부러 방문해 브랜스태드와 공식 만찬을 갖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아이오와 주지사였던 테리 브랜스태드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1985년부터 알고 지내온 것을 높이 샀다. 브랜스태드가 2017년 발언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아이오와 주지사였던 테리 브랜스태드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1985년부터 알고 지내온 것을 높이 샀다. 브랜스태드가 2017년 발언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당초 중국 외교부는 브랜스태드를 "중국 국민의 오랜 친구(老朋友)"라고 치켜세우는 등 환영했다.

그러나 브랜스태드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암울한 시기를 보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는 그의 임명 이후 미·중 무역 전쟁의 목적으로 수천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가 그가 쓴 기고문을 거절하면서 갈등을 겪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9일 인민일보가 브랜스태드 대사의 기고문 게재 요청을 거절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인민일보의 반응은 언론 자유와 지적 논쟁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두려움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호혜성에 근거한 재조정'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중국 주재 미국 기업·언론인·외교관 등이 겪는 불평등한 접근권을 거론하며 미·중 관계의 불균형을 지적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인민일보는 "미국 측의 악의적 도발이며 사실과 심각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 대사관이 보내온 원고 내용은 허점투성이였고 인민일보의 명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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