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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만에 새집 짓는 국군교도소…국내 최초 ‘주간 휴게실’ 갖춰

중앙일보

입력

군(軍) 유일의 교정ㆍ교화 기관인 국군교도소가 35년 만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짓는다

2022년 4월 여는 새 국군교도소 조감도. [국방부 국방조사본부]

2022년 4월 여는 새 국군교도소 조감도. [국방부 국방조사본부]

국방부 국방조사본부는 14일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에서 국군교도소 신축 기공식을 연다고 밝혔다. 새 국군교도소는 2022년 4월 개소를 목표로 신축 대지면적 2만7314㎡, 연면적 5256㎡의 지상 1층 2동, 지상 2층 1동 규모로 지어진다. 총 사업비는 198억원이다.

새 국군교도소는 국내 최초로 3세대 교정시설의 핵심인 ‘주간 휴게실(Day-Room)’이 설계에 반영된다. 주간 휴게실은 휴게실ㆍ담화실 등 수용자들이 낮에 공동으로 생활하는 공간이다. 선진국 교정시설에선 합동 주거 공간으로 반드시 갖췄다.

주간 휴게실은 교정시설의 과밀화와 인권침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법무부가 제시한 ‘교정시설 설계표준’을 적용했다. 수용자의 사회성을 키우는 환경을 마련해주며, 감시 사각지대도 없애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국방조사본부의 설명이다.

국방부조사본부장 이태명 육군 준장은 “국군교도소가 수용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공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군교도소는 1949년 육군형무소로 창설돼 서울 영등포에 처음 설치됐다. 1962년 경기도 성남으로 옮겨졌다. 국군교도소가 한때 ‘남한산성’으로 불리며 악명을 떨쳤던 무렵이다.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 이후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김대중 전 대통령, 문익환 목사 등이 이곳에서 영어(囹圄)의 신세를 졌다. 이후 85년 현재 자리인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으로 옮겨졌다. 새 교도소는 그 옆에 세워진다.

국군교도소의 수용자나 재소자는 군 형법을 위반한 현역 군인과 민간인이다. 군에 유해 음식을 공급한 민간인도 여기로 보내진다. 형을 확정받은 기결수는 징계 후 제적 처리를 받기 때문에 민간인 신분이 된다. 계급에 따라 방의 차등은 없지만, 가급적 비슷한 계급의 수용자를 모아 방을 꾸린다.

국군교도소의 별칭은 ‘희망대’다. 대(臺)는 군부대의 명칭에 쓰이는 용어다. 국군교도소로 들어가면 ‘희망대’라고 쓴 표석이 보인다. 수용자ㆍ재소자의 상의 뒷면에 ‘희망’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국군교도소는 인권 존중 차원에서 수용자나 재소자 대신 ‘수련생’으로 부른다고 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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