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똑똑함 넘어선 사람…CIA는 아무것도 몰라"

중앙일보

입력 2020.09.14 08:21

업데이트 2020.09.14 08:4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영리하다"고 평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젊은 나이에 집권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재적 권력을 휘두르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점을 숨기지 않아 왔다.

우드워드 신간 『격노』서 김정은 품평
"똑똑함 넘어선 사람…CIA는 아무것도 몰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 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우드워드는 지난해 12월 5일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김정은의 품성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우드워드가 이 책을 쓰기 위해 트럼프와 진행한 18회 인터뷰 가운데 첫 번째 자리였다. 우드워드가 김 위원장 얘기를 꺼내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똑똑함을 넘어선다(beyond smart)"고 칭찬했다.

똑똑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로 김정은이 젊은 나이에 북한 정권을 세습 받아 최고 통치자가 됐다는 점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27살에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 사는 역동적인 나라의 정권을 잡았다"고 말했다. 북한도 한국처럼 똑똑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설명하면서 "그 둘(남북한)은 같다. 같은 사람들이고 매우 똑똑하다"고 부연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김정은을 "교활하고 간교하지만 결국 어리석다" 평가했다고 우드워드가 말하자 트럼프는 이 얘기를 책에 꼭 써달라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교활하고(cunning). 간교하고(crafty). 매우 영리하다"고 평가했다.

CIA가 그런 분석을 내놓은 데 대해 트럼프는 "그들은 모르기 때문이다. 나만 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상대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그는 다른 누구도 상대하지 않으려 한다"고 으스댔다.

우드워드는 이후 CIA 내 최고 북한 전문가들도 트럼프 평가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영리하고 교활하지만, 또한 꽤 똑똑하다 (clever, manipulative, but also quite smart)하다고 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분야든 간에 자신이 전문가보다 많이 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악시오스가 모은 사례에 따르면 트럼프는 2015년 "나는 장군들보다 이슬람국가(ISIS)에 대해 더 많이 안다"고 했고, 2016년에는 "나보다 무역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방문했을 때는 의사들이 "어쩜 그렇게 많이 아느냐"고 물어 "타고난 재능이 있을지 모른다"고 답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매우 거칠다(tough)"다는 점을 인정했다. 폭력적이고 잔인하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말했다"면서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해 시신을 간부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공개 전시한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고 우드워드에게 전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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