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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야구 DNA 깨웠다, 이제부터 우리가 한국 야구 판 키운다

중앙일보

입력

소년중앙 독자 여러분의 부모님은 어떤 일을 하시나요. 부모님이 일하는 모습을 본 적 있나요. 부모님과 같은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야구하는 모습을 보고, 야구를 접하며 자란 야구인 2세들이 KBO 리그에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중·고교 시절부터 프로가 된 뒤에도 아버지의 이름으로 화제가 되는 2세 선수들. 지난봄 2020 프로야구 전망을 살폈던 소중 학생기자단이 야구 부자에 대해 의견을 나눠봤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동행취재=김민서(경기도 신원중 1)·남재준(서울 도성초 6)·안강(과천 관문초 5)·윤현성(경기도 백마중 3)·조온유(서울 진선여중 1) 학생기자, 사진=이상윤(오픈스튜디오)·중앙포토, 기록=KBO

소중 학생기자단과 함께 푼 야구 부자 이야기

홈런왕·안방마님·괴물…프로야구 선수들은 플레이 스타일, 포지션을 비롯해 경기 외적 요소까지 아울러 다양한 별명이 붙여집니다. 그런 별명이 생기기도 전 이름 앞에 ‘○○○의 아들’이란 타이틀이 붙는 선수들도 있죠. 코로나19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20 프로야구에 야구인 2세 돌풍이 불고 있습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이기에 자동으로 ‘바람의 손자’가 됐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선수를 필두로 박철우 두산 2군 감독 아들 박세혁(두산 베어스) 선수, 유승안 전 경찰야구단 감독의 아들 유원상(KT wiz)·유민상(KIA 타이거즈) 형제 등은 이미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얼굴이죠.

우리도 이제 당당한 프로 선수  

올 시즌 새롭게 두각을 나타낸 야구인 2세로는 먼저 정해영 선수가 있습니다. 지난해 2020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의 1차 지명을 받으며 같은 팀에서 부자가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첫 사례가 되기도 했는데요. 아버지와 30년차 선후배인 그는 7월 1일 프로 데뷔 첫 무대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두며 이름을 알렸어요.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는 KBO 통산 21호 기록이기도 합니다. 현재(9월 7일 기준, 이하 동일) 성적은 불펜투수로 27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2.55, 4승, 1세이브, 5홀드예요.

올 시즌 데뷔해 KIA 타이거즈 불펜 필승조로 떠오른 정해영 선수. 신인답지 않은 패기로 부상·이적 등으로 이탈 선수가 많은 불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올 시즌 데뷔해 KIA 타이거즈 불펜 필승조로 떠오른 정해영 선수. 신인답지 않은 패기로 부상·이적 등으로 이탈 선수가 많은 불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소중 학생기자단은 “정해영 선수는 지금 KIA 최고의 히트상품”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윤현성 학생기자는 “150km에 가까운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를 내세워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한다”며 “제구도 좋아 리그를 이끌 우완 에이스가 되지 않을까 해요”라고 기대했죠. 다만 마땅한 유인구가 없어서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안타를 맞을 때가 많은 게 보완할 점으로 꼽았습니다. 김민서 학생기자는 “문경찬·박정수 선수가 이적하며 불펜이 약해져 있을 때도 뒷문을 잘 막아줬다”며 “지금 KIA에 없어서는 안 될 필승조”라고 덧붙였죠.

해태 타이거즈 시절 포수였던 정회열 전 KIA 수석코치. 아들 정해영 선수와 KBO 첫 동일 팀 1차 지명 입단 기록을 썼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 포수였던 정회열 전 KIA 수석코치. 아들 정해영 선수와 KBO 첫 동일 팀 1차 지명 입단 기록을 썼다.

정해영 선수의 아버지인 정회열 전 KIA 수석코치는 1990년 1차 1순위 지명을 받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했어요. 포지션은 포수로, 당시 주전이었던 장채근 선수의 백업으로 활약했죠. 이후 94년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등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고 1999년 은퇴했습니다. 조온유 학생기자는 “189cm, 98kg로 신체조건이 아버지보다 좋아요. 신인임에도 안정적인 투구를 하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정해영 선수가 앞으로 아버지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체력관리를 잘해야 할 것”이라고 얘기했어요.
‘이순철의 아들’ 이성곤(삼성 라이온즈) 선수는 6월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성공한 야구인 2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6월 26일 프로 데뷔 7년 만에 첫 홈런을 터뜨린 그는 1985년 신인왕을 차지한 아버지와 달리 2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2014년 두산에 입단해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2018년 2차 드래프트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성곤 선수는 올해 52경기에 나와 타율 0.301, 홈런 5개를 기록 중이죠.

두산에서 삼성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성곤(오른쪽) 선수는 올해 성공한 야구인 2세로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2014시즌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아버지 이순철 해설위원과 함께한 모습.

두산에서 삼성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성곤(오른쪽) 선수는 올해 성공한 야구인 2세로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2014시즌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아버지 이순철 해설위원과 함께한 모습.

남재준 학생기자는 “거포형 타자인데 발이 빠른 편”이라며 “어깨가 강해 수비 면에서도 좋은 만큼 이번에 1군에서 기회를 확실히 잡길 바란다”고 했죠. 온유 학생기자가 “삼진이 많은 편이라 장타력을 높여 이를 보완했으면 한다”고 말하자 현성 학생기자가 동의했죠. “빠른 발과 야구 센스로 상대 팀을 흔들었던 선수 이순철과 달리 큰 키와 좋은 힘을 바탕으로 이승엽의 뒤를 이을 좌타 거포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잠재력은 확실하니 선구안과 장타력을 키워야 합니다.” 민서 학생기자는 “이순철 해설위원은 현역 때 리드오프 역할을 하며 1992년 20-20클럽(21홈런, 44도루)에 가입하고 골든글러브를 5번이나 받은 한국 야구 레전드 중 하나“라며 “그런 선수의 아들로 올 시즌 빛을 보기 시작한 이성곤 선수가 더 많이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어요.

경기 중계 때 쓴소리를 잘하기로 유명한 이순철 해설위원은 아들에게도 예외 없이 비판을 날리곤 하는데요. 이와 달리 아들의 출전 경기에선 더 조심해야 하는 아버지도 있습니다. 올해 NC 다이노스의 ‘히트상품’인 강진성 선수는 강광회 심판의 아들이죠. 2012년 NC에 입단한 강진성 선수는 올 시즌 주전으로 뛰고 있어요. 이에 KBO는 지난 6월 4일 심판위원회와 논의해 선수와 부자 관계인 심판의 주심 배정 금지 규정을 마련했죠. 타석에 들어선 아들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아버지가 내리는 상황을 논란 발생 전에 막은 겁니다. 정규시즌에선 비디오판독 등을 통해 객관적인 판정을 내리는 선심과 누심에는 투입될 수 있지만, NC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강광회 심판은 모든 NC 경기 배정에서 제외되죠.

강진성 선수의 아버지 강광회 심판은 5시즌 선수 생활 후 1995년부터 심판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강진성 선수의 아버지 강광회 심판은 5시즌 선수 생활 후 1995년부터 심판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강광회 심판은 태평양 돌핀스와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5시즌 활약 후 은퇴, 1995년부터 심판으로 활동 중입니다. 강진성 선수는 2013년 1군에 데뷔, 이듬해 경찰야구단에 입단해 포수에 도전하며 타선을 이끌었죠. 하지만 전역 후 부상과 잦은 포지션 변경 등으로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어요. 올 시즌도 대타로 시작했지만, 모창민 선수의 부상 이탈로 1루수를 주로 맡으면서 실력 발휘 중이에요. 지난 6월 5일 규정 타석을 채우며 당시 타율 1위(0.443), 출루율 1위(0.500), OPS(출루율+장타율) 1위(1.286) 기록을 쓰기도 했죠.

지난 6월 5일 규정타석을 채운 강진성(NC) 선수는 당시 타율 0.443를 올리며 타격 1위였다.

지난 6월 5일 규정타석을 채운 강진성(NC) 선수는 당시 타율 0.443를 올리며 타격 1위였다.

안강 학생기자는 “실은 강진성 선수는 NC다이노스 창단 멤버”라며 “나성범·박민우 선수 같은 스타와 동기”라고 말했죠. “다른 선수들이 잘 나갈 때 자리를 잡지 못해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올해 드라마처럼 대박을 친 거죠. 수비가 단점으로 꼽혔는데, 1루수·3루수·외야수 등 자리를 옮겨 다니고 대타로 나오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올해 1루수 선발로 계속 출전하면서 수비가 훨씬 좋아졌거든요. 워낙 열심히 하고 체력이 탄탄한 만큼 앞으로도 잘할 것 같습니다.” 민서 학생기자도 “아버지는 심판으로 역대 21번째 1500경기 출전하며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강진성 선수는 현재 타율 0.338를 기록하며 KBO 올스타 베스트 12에도 뽑혔다.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고 덧붙였어요.

아직은 ○○○ 아들, 꼬리표 뗄 날 언제  

지난 8월 24일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은 1차 지명 선수로 덕수고 3학년 강속구 투수 장재영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키움 감독을 맡았던 장정석 해설위원 아들이죠. 그는 선수 시절 크게 활약하지 못했지만, 감독으로는 지난해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어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탐냈지만, 장재영 선수는 아버지의 팀이었던 키움에 안겼죠. 지난 8월 31일엔 2020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MVP에 선정됐어요. 에이스이자 타격상·타점상·홈런상까지 개인 3관왕을 거머쥐며 덕수고 우승에 공헌했죠.

2021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1차 지명을 받은 장재영 선수는 투수지만 타격력도 좋다. 사진은 2019년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동메달 결정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4회 초 선두타자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간 모습. [연합뉴스]

2021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1차 지명을 받은 장재영 선수는 투수지만 타격력도 좋다. 사진은 2019년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동메달 결정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4회 초 선두타자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간 모습. [연합뉴스]

민서 학생기자는 “고교대회에선 투수로서 모습은 좋지 못했지만 타자로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며 가능성을 높게 봤어요. “속구뿐 아니라 슬라이더·커브·스플리터 등 구종이 다양하다”고 한 재준 학생기자는 “던질 때 몸이 앞으로 나가 제구가 흔들리는데, 이를 다듬어야 한다”고 했죠. 온유 학생기자는 “비공식이지만 최고 157km까지 던진 투수”라며 “고교 시절 경기를 많이 뛴 점이 걱정”이라고 덧붙였어요.

장정석 해설위원은 아들을 선택한 팀 키움에서 2017년부터 3년간 감독을 맡아 지난해 준우승을 이끌었다. 사진은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모습.

장정석 해설위원은 아들을 선택한 팀 키움에서 2017년부터 3년간 감독을 맡아 지난해 준우승을 이끌었다. 사진은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모습.

감독 출신 아버지를 둔 유망주가 또 있습니다. 2017년 KIA에 우승 트로피를 선사한 김기태 전 KIA 감독 아들 김건형 선수죠. 김기태 전 감독은 1991~2005년 쌍방울·삼성·SK 와이번스에서 뛰며 첫 좌타자 홈런왕(1994년), 타격왕(1997년)을 비롯해 4차례 골든글러브를 차지했죠. 지도자로서도 성공한 그의 아들 김건형 선수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해외 출신 선수 및 중퇴자를 대상으로 하는 트라이아웃에서 국내 첫선을 보였습니다.

2017년 KIA 타이거즈 우승을 이끈 김기태 전 감독.

2017년 KIA 타이거즈 우승을 이끈 김기태 전 감독.

중3 때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아이다호주에 있는 보이지 주립대학 졸업 예정인 김건형 선수는 아마추어 야구팀 카울리츠 블랙 베어스에서 외야수로 뛰며 프로의 꿈을 키웠어요. 2017년 미국 매체 더 데일리 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돌아가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게 꿈”이라고 했죠. 정교한 중거리형 타자로, 강한 어깨와 76경기에서 40도루를 성공시킨 주루 센스도 갖췄어요.
‘헤라클레스’ 거포 심정수의 아들 심종원 선수 역시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생활하며 아마추어로 뛴 심종원 선수는 현재 애리조나 크리스천대학 4학년으로 올해 졸업 예정이죠. 심정수 선수는 1994년 OB 베어스(현 두산)에서 데뷔해 현대 유니콘스·삼성 등을 거치며 통산 1450경기서 328홈런을 때려냈죠. 2003년에는 53홈런을 터뜨리며 ‘국민타자’ 이승엽(당시 삼성)과 홈런왕 경쟁을 벌였어요.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아들 김건형(왼쪽)과 '헤라클레스' 거포 심정수의 아들 심종원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에 도전하려 2021 신인 드래프트를 위한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연합뉴스]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아들 김건형(왼쪽)과 '헤라클레스' 거포 심정수의 아들 심종원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에 도전하려 2021 신인 드래프트를 위한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연합뉴스]

외야수인 심종원 역시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강한 파워와 어깨가 장점으로 꼽히죠. 미국 대학리그에서 최근 두 시즌 84경기에서 타율 0.324, 9홈런, 74타점, 18도루를 기록했고요. 귀국 후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우익수로 3경기에 나와 3안타를 기록했죠.
이날 트라이아웃에서 스카우트에 눈도장을 찍은 김건형·심종원 선수는 KBO는 물론이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이력이 없고, 해외에서 순수 아마추어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에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할 수 있어요. 2021 신인 드래프트는 9월 21일 열릴 예정입니다.

남다른 파워로 '헤라클레스'란 별명으로 불린 거포 심정수.

남다른 파워로 '헤라클레스'란 별명으로 불린 거포 심정수.

2020 신인 드래프트에선 유독 야구인 2세가 눈에 띄었는데요. 한화 이글스의 1차 지명을 받은 투수 신지후는 신경현 북일고 코치 아들이죠. 신경현 코치는 1998년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지명, 2012년까지 뛰었어요. KIA의 2차 1번으로 지명받은 박민 선수는 박성균 성남고 감독 아들입니다. 부자 모두 유격수가 주 포지션인데, 박민 선수는 주인 없는 KIA 3루 수비에도 나서며 배우고 있죠. 루키 시즌으로 아직 1군에 모습을 드러낸 건 6경기에 불과해요. 키움 외야수 송우현 선수 역시 올 시즌 1군에 데뷔했습니다. 아직 첫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사구 등으로 누상에 나가 3득점을 올렸죠. 그는 한 팀(88년 빙그레 입단, 2009년 한화서 은퇴)에서 KBO 통산 최다승(210승)을 올린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 아들이에요.

주전 넘어 더 높은 곳 본다

뛰어난 아버지를 둔 경우 자칫 그 후광이 큰 부담으로 작용해 기를 못 펴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정후 선수는 4년차 프로 생활을 통해 이 같은 걱정이 기우임을 증명했습니다. 2017시즌 179안타로 신인 최다 안타 신기록을 쓴 그는 4년간 꾸준히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올해는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9월 7일 현재 15개)까지 기록, 장타율 5할을 넘겼죠.
아버지 이종범 주니치 드래건스 코치는 한국 프로야구 레전드입니다. 1993년 해태 입단 첫해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됐고, 이듬해에는 유격수 최초 정규리그 MVP로 뽑혔죠. 최초 3할-30홈런-30도루 동시 달성(1997년), 84도루로 역대 시즌 최다 기록(1994년), 최소 경기(1439경기) 통산 500도루, 100경기 이상 시즌 최고 타율(0.393, 1994년), 통산 221홈런-563도루(역대 유일 200-500) 등 화려한 기록으로 한국 야구를 수놓았죠.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국가대표 야구 부자 이종범(오른쪽)·이정후.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국가대표 야구 부자 이종범(오른쪽)·이정후.

아버지가 놓친 신인상을 아들이 대신 받은 이종범-이정후 부자는 함께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습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팀 외야·주루코치와 주전 외야수로 금메달을 합작했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이정후 선수에 “말이 필요 없다”며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현성 학생기자는 “올해 종종 키움의 4번 타자를 맡을 정도로 장타율이 오르며 완벽한 타자가 되고 있다”고 했죠. “역대 1회 1번 타자 최다 홈런(44개)을 치기도 한 이종범 선수보다 홈런 개수나 10여 개에 그치는 도루가 부족한데, 모든 면에서 꾸준히 잘한다는 점을 무기로 KBO 역사에 한 획을 그었으면 좋겠어요.” 온유 학생기자도 도루 부분을 아쉬워했죠. 하지만 “이대로 꾸준히 하면 아버지 못지않은 선수가 될 것”이라는 민서 학생기자의 말에 모두 동의했습니다.

2017 데뷔 시즌 신인왕을 차지하며 4년 동안 KBO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성장한 이정후 선수는 야구인 2세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키움 히어로즈]

2017 데뷔 시즌 신인왕을 차지하며 4년 동안 KBO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성장한 이정후 선수는 야구인 2세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키움 히어로즈]

한 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부자도 있습니다. 두산의 박철우 2군 감독과 박세혁 선수죠. 박철우 감독은 힘 있는 좌타자로 1루와 외야를 오가며 1987~98년 해태·쌍방울서 뛰었어요. 해태 시절인 1989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444(18타수 8안타)를 기록하며 MVP가 되기도 했죠. 2012년 두산에 입단한 박세혁 선수는 양의지(NC) 선수가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난 2018시즌 뒤부터 두산의 주전포수를 맡아 2019시즌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 2위(3.51)를 이끌었죠. 풀타임 1년차에 타율 0.279, 4홈런, 63타점과 더불어 키움과의 한국시리즈에선 타율 0.417(12타수 5안타), 4타점 2득점으로 우승 포수 타이틀을 따냈어요.

두산의 주전포수로 나서며 지난해 우승 포수 타이틀을 거머쥔 박세혁(오른쪽) 선수는 아버지 박철우 2군 감독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두산의 주전포수로 나서며 지난해 우승 포수 타이틀을 거머쥔 박세혁(오른쪽) 선수는 아버지 박철우 2군 감독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좋은 공격력과 빠른 발, 수비력까지 갖춘 완성형 포수가 아닐까”라고 한 현성 학생기자는 단순한 볼 배합과 기복이 심하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으며 올해 부진을 아쉬워했죠. 민서 학생기자가 “최근 부상과 부진으로 1군과 2군을 오가고 있지만 다시 지난해처럼 활약하길 바란다”고 하자 온유 학생기자도 “포수라는 힘든 포지션에서도 안타 수가 많다”며 꾸준히 주전으로 나서길 바랐죠.
유승안 전 경찰야구단 감독은 아들 둘을 프로 선수로 성장시켰습니다. 형 유원상은 투수, 동생 유민상은 타자죠. 공격형 포수로 1989년 타점 1위(85)를 차지했던 타격력을 물려받았는지 유민상 선수는 현재 KIA에서 한 방 있는 타자로 꼽힙니다. 현성·민서 학생기자가 “끝내기 안타를 여러 번 치는 등 득점권에서 강한 모습”이라고 하자 온유 학생기자가 “수비 실책을 좀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어요. 아버지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한 팀(빙그레·현 한화)에서 2006년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했던 유원상 선수는 이후 LG 트윈스·NC를 거쳐 지금은 KT 불펜의 한 축을 맡고 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야구인 2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야구인 2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일 구단 1차 지명 부자로는 2019년 삼성에 1차 지명된 투수 원태인과 아버지 원민구 전 협성경복중 감독이 있습니다. 1985년 신인까지는 구단 연고지 고교 출신 선수를 무제한 뽑을 수 있었는데요. 당시 실업야구에서 뛰던 원민구 전 감독은 1984·85년 지명받았지만 실제 입단은 안 했죠. 같은 팀 타자 김동엽 역시 야구인 2세인데요. 12시즌 57개의 홈런을 친 아버지 김상국 전 북일고 감독의 기록을 5시즌 만에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71개의 홈런을 생산했고, 올 시즌엔 팀 타선에 10개의 홈런을 보탰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야구인 2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야구인 2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198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3대 4로 끌려가던 8회 초,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첫 우승을 이끈 고(故) 유두열 전 코치의 아들 유재신(KIA) 선수는 빠른 발을 무기로 주로 대주자·대수비 요원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딛고 소속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 나아가 리그를 호령하는 선수가 되어가는 야구인 2세들. 1982년 시작된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먼저 이름을 올린 아버지를 보고 자란 이들이 얼마 안 남은 2020시즌을 넘어 이후로도 야구 보는 재미에 풍성함을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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