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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세안·샤워는 가볍게, 보습제는 많이, 머리 감기는 저녁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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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피부

환절기 피부

 피부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일교차가 커지고 대기가 건조해지는 환절기에는 피부의 유·수분 균형이 깨지면서 피부가 트고 각질이 올라오며 뾰루지가 자주 생겨 고민한다. 호르몬 분비의 변화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환절기마다 피부 고민을 반복하지만 미숙한 대처로 증상을 악화시키곤 한다. 적절한 피부 관리 요령을 숙지하고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환절기 피부·모발 관리법 #과도한 오일 사용은 주의 #씻을수록 피부 수분 감소 #꽉 끼는 모자는 두피 자극

하얗게 들뜬 각질

여름철 높은 온·습도에 지친 피부는 서늘하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오면 거칠어지면서 각질이 하얗게 일어난다. 크림을 발라도 잘 스며들지 않고 화장이 들떠 보이기 십상이다. 각질층은 피부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하면서 피부를 보호하고 수분 증발을 억제한다. 약 40%는 단백질, 20%는 지질, 나머지는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각질층은 흔히 벽돌 벽에 비유한다. 피부 세포는 생성과 사멸을 반복하는데 죽은 피부 세포는 벽돌, 지질 성분은 틈새를 메우는 시멘트 역할을 한다. 죽은 세포와 지질 성분으로 켜켜이 쌓인 각질층은 견고한 피부 장벽을 형성한다. 하루에도 수백만 개의 죽은 각질 세포가 피부에서 떨어져 나가고 새 각질 세포로 교체되는 작용이 일어난다. 각질이 생기는 건 피부 재생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는 “그러나 건조한 날씨와 환경 변화로 묵은 각질이 제때 떨어지지 못하면 각질이 두껍게 쌓여 장기적으로 피부 장벽의 손상과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질이 들뜨는 현상이 나타나는 건 각질층의 유분 생성과 수분 유지 능력이 감소한 결과다. 각질을 과다하게 벗기면 정상적인 피부 보습 막이 파괴되므로 순하고 알갱이가 없거나 미세한 거품을 내는 세안제로 부드럽게 씻으며 각질을 제거하는 게 좋다. 세안 후에는 저자극성·민감용 보습제를 바르거나 수분 팩을 하면 각질 틈새를 메워 장벽 기능이 좋아진다. 유분을 지키기 위한 과도한 오일 사용은 주의해야 한다. 지성 피부의 경우 모공으로 오일이 스며들면 뾰루지가 날 수 있다.

갈라지고 튼 피부

각질이 완화하지 않고 심해지면 얼굴이나 손발이 트기 쉽다. 김 교수는 “각질층을 넘어 피부 깊숙한 곳까지 손상돼 피부가 갈라지고 지속해서 트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부의 신진대사가 떨어져 피부 지방샘으로부터 지방 분비가 적어지고 피부 표면에 보호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수분이 날아간다. 피부의 지질과 천연 보습 성분이 줄어 피부가 트고 울긋불긋해지며 가려움증이 생기고 따가움을 느낀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가려운 부위를 긁다가 피부가 손상되고 상처가 난다. 이때 피부를 심하게 계속 긁거나 섣불리 연고를 바르면 염증이 생기거나 만성으로 악화하는 역효과가 난다. 트고 당기는 피부는 일단 생활 개선책을 꾸준히 시행해 증상 개선과 예방 효과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수분 손실을 막는 게 급선무다. 가습기 틀기, 세탁물 널기 등으로 실내 습도를 높이고 물을 하루 8컵 정도 마셔 촉촉한 피부 유지에 힘쓴다. 세안과 샤워는 물로 씻어내는 횟수가 늘수록 수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최대한 가볍게 끝낸다.

 관리해도 만성화해 환자 고통이 심할 땐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피부 상태를 진단받고 적절한 강도의 치료를 순차적으로 받을 것을 권한다. 증상에 따라 병원에서 처방받은 항히스타민제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가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

오돌토돌한 뾰루지

환절기만 되면 볼록 솟는 뾰루지 때문에 간지럽거나 통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바람이 불면서 피부에 날아든 오염 물질이 모공을 막으면 오돌토돌하게 뾰루지가 올라온다. 요즘에는 마스크 속 온·습도가 높아지거나 마스크 원료가 피부를 자극해 트러블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김 교수는 “모공의 각질 배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막히면 피지가 축적돼 좁쌀 여드름, 모낭염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지가 올라온 뾰루지를 가정에서 손·면봉으로 짜면 피지가 완전히 압출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자극만 줘서 염증성 여드름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다. 심하지 않은 뾰루지는 각질 관리와 위생에 집중하고, 뾰루지가 붉게 올라왔다면 여드름용 국소 약을 바르거나 하이드로겔 패치를 붙여 더는 자극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붉으면서 노랗게 올라와 가려움을 유발한다면 염증 치료를 위해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여름내 지치고 각종 노폐물에 노출된 모공·피부는 탄력이 줄어 늘어지기 쉽다. 이땐 세안을 충실히 하고 토너·스킨을 화장 솜에 적셔 양 볼이나 코, 턱, 이마에 올리면 늘어진 모공을 수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빠지는 머리카락

가을은 흔히 ‘탈모의 계절’로 불린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두피의 유·수분의 균형이 무너지고 일조량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신체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긴다. 대표적인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데, 이 호르몬이 모발 성장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로 바뀌어 탈모를 야기한다. 대전을지대병원 피부과 이중선 교수는 “가벼운 계절성 탈모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차츰 회복한다”며 “심한 경우 실제 진행 중인 탈모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탈모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하거나 머리를 감을 때, 빗질할 때 등 하루 100개 이상 머리카락이 빠지면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가을철 탈모를 줄이고 병적인 탈모로 진행하는 것을 막으려면 청결에 신경 써야 한다. 하루에 한 번 머리를 감아 머리카락과 두피에 쌓인 노폐물과 기름기를 제거한다. 아침에 머리를 감으면 유분이 씻겨 낮 동안 자외선에 의해 두피 손상을 받을 수 있어 가급적 저녁에 감는다.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선 스트레스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수면을 취하며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게 좋다. 꽉 끼는 모자는 공기 순환이 안 되고 피부에 자극을 주므로 피하고, 젤·왁스 등 헤어 제품을 많이 사용하면 모공이 막힐 수 있어 적당량을 두피에 닿지 않게 사용한다.

환절기 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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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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