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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커진 전립샘 묶어 소변 시원히, 약물·수술 부작용 걱정 말끔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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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자이비뇨의학과의원 변재상 원장은 전립샘을 묶어 소변 길을 확보하는 유로리프트로 빠르고 안전 하게 전립샘비대증을 치료한다. 인성욱 객원기자

자이비뇨의학과의원 변재상 원장은 전립샘을 묶어 소변 길을 확보하는 유로리프트로 빠르고 안전 하게 전립샘비대증을 치료한다. 인성욱 객원기자

 전립샘비대증은 남성에게 숙명과도 같은 질환이다. 노화와 호르몬의 영향으로 50대 이후 남성의 절반 이상은 전립샘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 증상을 경험한다. 소변이 자주, 갑자기 마렵고 한번 신호가 오면 참기 어려워 실수하는 일이 잦아진다. 전에 없던 증상에 사회생활이 위축되고 수면장애로 이어져 극심한 피로·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신개념 전립샘비대증 치료법

초기 전립샘비대증은 약물치료로 개선할 수 있다.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 주거나 전립샘을 키우는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해 막힌 요도(소변 길)를 뚫는다. 단, 증상 관리를 위해 평생 약을 먹어야 하고 기립성 저혈압이나 성 기능 장애, 역행성 사정(정액이 방광으로 역류하는 현상) 등 부작용을 감수해야만 한다. 자이비뇨의학과의원 변재상(54) 원장은 “전립샘비대증은 진행성 질환으로 약을 먹어도 요도·방광 기능 손상을 완벽히 예방할 수 없다”며 “또 약물을 10년 이상 장기 복용할 경우 내성이 생겨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요폐, 요로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신장 기능 저하 등 2차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칼 대지 않고 국소 마취로 진행

수술은 전립샘비대증 환자의 마지막 보루다. 과거에는 개복 수술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내시경을 이용한 전립샘 절제술이 주를 이룬다. 내시경을 요도로 집어넣은 다음 전기 칼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커진 전립샘을 자르거나 태워 크기를 줄이는 방식이다. 전립샘을 직접 손보는 만큼 약물보다 결과가 확실하고 치료 효과도 오래간다.

하지만 수술은 얻는 만큼 잃는 것이 많다. 조직을 잘라내고 열로 지지는 과정에서 근육·혈관·신경 손상으로 인한 다양한 합병증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역행성 사정과 같은 사정 장애는 환자 10명 중 7~8명이 경험할 만큼 발생 빈도가 높다. 수술 전후 검사와 지혈 여부 확인을 위해 3~7일은 입원해야 하는 만큼 시간·경제적인 부담도 큰 편이다.

변 원장이 2010년대 중반 ‘유로리프트(전립샘 결찰술)’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게 된 배경이다. 유로리프트는 전립샘을 절개하거나 태우지 않고 좌우로 묶어 요도를 확보하는 신개념 시술이다. 그는 “요도를 통해 내시경과 특수 금속실(결찰사)을 넣은 후 눈으로 보며 커진 전립샘을 잡아당긴 뒤 고정한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 이어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지정되며 효과를 검증받은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유로리프트는 장점이 다양하다. 첫째, 안전성이 높다. 일반적인 전립샘 절제술과 달리 절개나 열로 인한 조직 손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 지정을 위해 유로리프트를 다룬 논문 4편을 검토한 결과, 역행성 사정과 발기부전 등 부작용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시술 후 나타나는 통증·불편함도 2주 내에 자연히 개선되는 수준이었다.

시술 시간 짧고 회복 속도 빨라

둘째, 적용 대상이 넓다. 전신·척추 마취 대신 국소 마취로 진행해 고령층이나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 질환자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다. 심장·뇌 질환으로 인해 스텐트를 삽입했거나 항혈전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약물의 중단 없이 시술이 가능하다. 변 원장은 “시술 시간이 20분 정도로 짧고 절개를 하지 않아 출혈도 거의 없다”며 “대부분의 환자가 1~2시간 내 소변줄을 제거하고 즉시 일상생활로 복귀할 정도로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셋째, 지속 시간이 길다. 유로리프트에 쓰는 결찰사는 금속 재질로 끊어지거나 늘어날 염려가 없다. 치료 효과가 반영구적으로 지속한다는 의미다. 변 원장은 “미국에서는 부작용이 예상되는 약물치료보다도 유로리프트를 먼저 권할 만큼 보편화한 치료”라며 “약물과 수술 사이의 ‘치료 공백기’ 환자에게도 추천된다”고 덧붙였다.

유로리프트를 완성하는 것은 의사의 ‘손’이다. 전립샘은 풍선처럼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온다. 이를 고려해 유로리프트의 삽입 위치·각도·개수를 결정해야 치료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반면에 의사의 경험과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뿐더러 재료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효과 반영구적 특수 금속실 써

변 원장은 전립샘 치료 5000회 이상, 유로리프트 600회 이상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립샘의 모양·크기·밀도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한다. 시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호주의 유로리프트 개발 의사를 직접 찾아 연수도 받았다. 변 원장은 “사전에 내시경 검사로 전립샘의 특징을 면밀히 살피고 크기가 너무 크거나, 요도 중앙 부위가 비대한 경우처럼 치료 효과가 작을 것으로 판단될 시 애초에 시술을 권하지 않는다”며 “전립샘 질환의 맞춤형 치료를 완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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