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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코로나19에도 독감 백신 꼭 맞아야 ‘트윈데믹’ 막을 수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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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가을은 인플루엔자(독감)의 계절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증상이 비슷한 두 개의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감·코로나19에 모두 감염되는 상황을 막으려면 독감 백신의 예방접종은 필수다. 방역 당국도 트윈데믹에 대비해 독감 백신의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접종 시기도 앞당겼다.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만 전 국민의 37%인 약 1900만 명에 이른다. 지원 백신도 기존 3가보다 독감 예방 효과가 높은 4가 독감 백신으로 변경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병원 진료조차 꺼리며 우왕좌왕하기 쉽다. 독감 백신을 접종할 때 살펴야 할 점을 짚어봤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하면 늦게 접종하는 것이 낫다?

독감 예방접종 가이드

코로나19보다는 독감이 유행하는 시점과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독감은 11~12월에 한 번, 새 학기가 시작되는 그다음 해 3~4월에 또 한 번 유행한다. 특히 독감은 해마다 유행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독감 유행주의보는 11월 15일에 발령됐다. 백신을 맞으면 약 2주 후에 방어 항체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를 고려한 독감 예방접종 최적 시기는 10월이다. 너무 빨리 접종하면 2차 독감 유행 시점에 항체의 방어 수준이 낮아져 독감에 걸릴 수 있다. 반대로 너무 늦게 접종하면 독감 방어 항체가 형성되기 전에 감염될 수 있다.

백신 맞으러 병원 가는 게 코로나19 감염 위험 높인다?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독감 백신 접종을 위해 병·의원으로 사람이 몰리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커진다. 그렇다고 독감 백신 접종을 피하면 코로나19에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가능성이 커진다. 안전한 백신 접종을 위해서는 분산 접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보건 당국도 무료 접종 대상별로 접종 시작 시점을 분리했다. 독감 백신을 1회만 맞으면 되는 소아·청소년, 임신부 등은 이달 22일부터 접종받을 수 있다. 만 62세 이상 고령층은 10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접종한다. 독감 백신 접종 예약제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예방접종 도우미 홈페이지(nip.cdc.go.kr)나 모바일 앱을 통해 백신 접종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면 혼잡을 피하는 데 도움된다. 개인 방역수칙도 철저히 지킨다. 병·의원에 도착해서는 비누·손세정제로 손 위생을 실시하고, 마스크도 계속 착용한다.

독감 잘 걸리는 고위험군 아니면 백신 맞을 필요 없다?

백신은 자동차 안전벨트다. 운전할 때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이 교통사고 발생을 억제하지는 못한다. 다만 사고로 인한 중증 부상 위험을 현저히 줄여준다. 독감 백신도 마찬가지다. 독감을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하지만 세균성 폐렴·심근염·뇌염 등 독감 합병증의 중증도를 낮춘다. 독감 유행으로 입원 환자가 늘면 코로나19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의료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 병상 부족이 심화해 아파도 치료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방역 혼선도 커진다. 독감은 코로나19와 초기 증상이 발열·기침·근육통 등으로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치료법과 격리의 강도가 다르다. 무료 접종 대상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건강을 위해 예방 가능한 독감은 백신 접종을 권한다.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는 독감 백신 접종이 불가능하다?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는 독감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 연령대의 독감 백신 접종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안전한지 검증되지 않아서다.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를 돌보고 있는 가정이라면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 독감 백신을 접종해 감염 위험을 줄이는 것이 좋다.

감기로 미열 나고 콧물 흐르면 백신을 맞으면 안 된다?
코로나19 등으로 일정 변경이 어렵다면 감기 등 경미한 급성 질환으로 미열·기침·콧물·설사 같은 증상이 있어도 독감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고 예방 효과가 떨어지거나 백신의 이상 반응이 증가했다는 증거는 없다. 단, 백신 접종 후 발열 같은 이상 반응이 발생했을 때 알기 어려워 처치에 혼선을 가져올 수 있다. 백신은 가능한 몸 상태가 좋을 때 접종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혜숙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허중연 아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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