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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아들 실명도 까라" 비판에···황희, 당직사병 이름 지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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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공익제보자를 범죄자로 몰다니요."

"추미애 아드님 성함도 공개 부탁드립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직 사병의 실명을 무단으로 공개하자 네티즌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결국 황 의원은 글 작성 2시간 30분여 만에 자신의 글에서 '현○○ 당직사병'을 '현병장'으로 수정했다.

단독범·공범세력→단순제보·공작세력 #진중권 "아예 문빠에 좌표 찍어준 셈"

황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추미애 장관 아들 서일병 관련, 모든 출발과 시작은 당시 현○○ 당직사병의 증언이었다"며 "이 과정에 개입한 공범세력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산에서 놀던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온 산을 태워 먹었다"며 10여 차례 현 병장의 실명을 거론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던 추미애 장관 아들 서모씨의 증언을 했던 당직사관의 실명을 결국 지웠다. [황 의원 페이스북 캡처]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던 추미애 장관 아들 서모씨의 증언을 했던 당직사관의 실명을 결국 지웠다. [황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자신들 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27살 청년의 이름을 공개재판에 회부하는 무도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라며 "민주당 의원이 범죄자로 낙인찍은 당직사병은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고 누군가의 귀한 형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 네티즌이 "의원님, 참고인 실명 공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게 노무현 정신이죠"라며 "역시 이런 인권 감수성은 국힘놈(야당인 국민의힘 지칭 추정)들이 절대 못 따라갑니다. 의원님 덕분에 현XX 이 녀석, 이제 겁먹고 오줌 지릴 듯요"라고 글을 남겼다. 이에 황 의원은 "이미 언론에 다 공개된 사항"이라며 "제가 공개 안 되던 현○○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아닙니다"라고 응수했다. 황 의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냈고,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지낸 친노 인사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항의댓글. [황 의원 페이스북 캡처]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항의댓글. [황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그 뒤로도 항의 댓글은 이어졌다. "박원순 사건 때는 무죄 추정원칙! 추미애 장관 내부고발자는 유죄추정원칙! 우리 편은 무조건 무죄, 반대편은 무조건 유죄! 내로남불" "증언한 증인을 범죄자 취급하면서 실명도 깠으니, 서모씨라고 하지 말고 공평하게 '울보 탈영병 서○○ 일병'이라고 언론에서 씁시다. 가벼운 손가락 놀림으로 남 자식 눈에 눈물 나게 했으니 황희 당신 자식 눈에서는 피눈물 날겁니다" 등의 비판적 내용이다.

황희 의원은 현 병장을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 공범세력을 규명해야한다'고 했던 부분도 '단순제보만으로 볼 수 없다. 정치 공작세력을 규명해야한다'고 고쳤다. [황 의원 페이스북 캡처]

황희 의원은 현 병장을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 공범세력을 규명해야한다'고 했던 부분도 '단순제보만으로 볼 수 없다. 정치 공작세력을 규명해야한다'고 고쳤다. [황 의원 페이스북 캡처]

황 의원은 이 글을 이날 오후 2시 44분 처음 올리고 세 차례 수정하면서도 현 병장의 실명을 남겨뒀지만,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아무튼 잘 알겠다. 실명도 현 병장으로 수정하겠다"는 댓글을 남기고 오후 5시 18분 실명을 지웠다. 그러면서 처음 현 병장을 지칭하며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 이 과정에 개입한 공범세력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했던 부분도 "단순제보만으로 볼 수 없다. 정치 공작세력이 있는지도 철저히 규명해야한다"고 수정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희 의원이 허위사실 유포를 넘어 제 페이스북에 아예 당직사병 실명까지 공개했다"며 "아예 문빠(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에게 좌표를 찍어준 셈인데, 죄질이 아주 나쁘다"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또 "이건 시민사회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 국회의원이 한 힘없는 개인에게 가한 폭력"이라며 "이 용서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해 정치적 책임은 물론이고, 법적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 이분들, 완전히 실성했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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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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