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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가 무슨 죄···느닷없는 마스크 족쇄 차고 꼼짝 못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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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부 에식스 야생동물병원에서 마스크에 발이 묶인 갈매기가 구조됐다. South Essex Wildlife Hospital

영국 남부 에식스 야생동물병원에서 마스크에 발이 묶인 갈매기가 구조됐다. South Essex Wildlife Hospital

갈매기의 다리를 꽁꽁 묶고 있는 이것. 코로나19 시대의 필수품이 된 일회용 마스크입니다.

[애니띵]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생물을 아프게 한다

바닷속에서도 버려진 마스크가 문어를 덮고 있습니다.

#자세한 스토리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늘어난 플라스틱 쓰레기…바다로 유입

인도양에서 게 한 마리가 바다에 버려진 비닐봉지에 갇혔다. Alex Mustard/WWF

인도양에서 게 한 마리가 바다에 버려진 비닐봉지에 갇혔다. Alex Mustard/WWF

바다에 사는 동물들이 인간이 버린 쓰레기들 때문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늘어난 플라스틱 쓰레기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최근 프랑스의 비영리 환경단체인 ‘해양정화작전’(Opération Mer Propre)이 바다에서 수중 정화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들여다본 바닷속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마스크에 덮여 있던 문어. Operation Mer propre

마스크에 덮여 있던 문어. Operation Mer propre

바닥에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요. 마스크를 은신처로 착각해 숨은 문어도 보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만 해도 볼 수 없었던 바닷속 모습입니다.

영상을 촬영한 다이버는 “마스크와 장갑 같은 일회용품이 마치 해파리처럼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었다”며 “곧 지중해에 해파리보다 마스크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닷속을 떠다니는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 쓰레기. Operation Mer propre

바닷속을 떠다니는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 쓰레기. Operation Mer propre

일회용 마스크 매달 1290억개 써

코로나19 이후 일회용품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태국 방콕의 한 사원에 점심 도시락이 줄지어 있다. 연합뉴스=EPA

코로나19 이후 일회용품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태국 방콕의 한 사원에 점심 도시락이 줄지어 있다. 연합뉴스=EPA

실제로 일회용 마스크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매달 1290억개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1년이면 스위스 전 국토를 덮을 정도라고 하네요.

여기에 음식을 배달하거나 포장하는 데 쓰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도 훨씬 많아졌고요.

문제는 이렇게 쓰고 버린 쓰레기들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는 건데요. 해마다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800만 톤. 이 정도면 1분마다 트럭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바다에 들이붓는 수준입니다.

이런 쓰레기들은 바다에 사는 동물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새들에게 덫이 된 마스크

마스크에 발이 묶인 갈매기가 거리를 떠도는 모습. RSPCA

마스크에 발이 묶인 갈매기가 거리를 떠도는 모습. RSPCA

지난 7월 19일(현지시각) 영국 남부 에식스의 야생동물병원에서는 다리를 다쳐 걷지 못한 어린 갈매기 한 마리가 구조됐는데요. 자세히 보니 갈매기의 다리에 감긴 건 일회용 마스크였습니다.

이 갈매기는 이렇게 두 발목이 마스크에 칭칭 감긴 채로 거리를 떠돌다가 발견됐다고 하는데요. 점점 조여오는 마스크 귀걸이 때문에 다리 관절은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다행히 갈매기는 다리에 묶여 있던 마스크를 제거하고 치료를 받았습니다.

바다거북이나 고래, 물고기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죽는 경우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특히 잡식성인 푸른바다거북은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해 먹기 때문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마스크 귀걸이 잘라서 버리세요”

다이버 단체인 PADI가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해 제작한 마스크. PADI

다이버 단체인 PADI가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해 제작한 마스크. PADI

이런 피해를 막아보고자 세계 곳곳에서도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는데요.

한 다이버 단체는 바다에서 건진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해 마스크를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해양 쓰레기도 줄이고, 일회용 마스크가 바다에 버려지는 걸 막을 수 있으니까요.

SNS상에서는 마스크 귀걸이를 자르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쳐

SNS상에서는 마스크 귀걸이를 자르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쳐

또, SNS상에는 마스크를 버리기 전에 귀걸이를 잘라서 제대로 버리자는 운동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만약에 마스크가 매립지나 쓰레기 운반 과정에서 바람에 날려가도 야생동물을 해칠 가능성이 작으니까요.

코로나19가 불러온 플라스틱 쓰레기의 역습,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천권필 기자, 김지혜 리서처 feeling@joongang.co.kr
영상=왕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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