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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독감 만나면 감염률 2배 증폭" 최악의 가을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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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만나면 감염율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만나면 감염율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북반구가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독감 유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력을 두 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독일 막스플랑크 협회와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는 최근 유럽 국가의 데이터를 토대로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진은 계절성 독감과 코로나19의 공동순환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했다. 두 바이러스 유행 양상을 담은 데이터는 벨기에·이탈리아·스페인·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에서 추출했다.

독일 감염학자 마티유 도메네크 드 셀이 이끈 이번 논문은 지난 9일 의학 논문 사전공개 플랫폼 메드아카이브(medRxiv.org)에 게재됐다. 아직 동료 비평 단계를 거치지 않았지만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결과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독감 걸린 코로나 환자, 4명 이상 전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병원의 지난 6일(현지시간) 모습. 코로나19 중환자들이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병원의 지난 6일(현지시간) 모습. 코로나19 중환자들이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환자는 평균 2명을 감염시키는 수준의 전파력을 가졌다. 그런데 독감에 동시 감염될 경우 평균 4~5명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 감염 시 인체는 두 개의 바이러스를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독감 감염이 면역체계를 자극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침입을 부분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번 논문에서 연구진은 두 바이러스를 상대하는 인체의 상태가 더 나빠질 것으로 봤다. 시뮬레이션 결과 독감 증상인 기침과 재채기가 코로나19 전파를 촉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1차 팬데믹 소강 이유는 독감 시기 지나서" 

지난달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파리저 광장에 위치한 관광 명소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유럽인들이 관광을 즐기고 있다. 지난 봄에 극심했던 1차 팬데믹이 어느 정도 소강상태가 되면서 유럽 지역 국가들이 여행 제한 조치를 풀었을 때다.[AFP=연합뉴스]

지난달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파리저 광장에 위치한 관광 명소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유럽인들이 관광을 즐기고 있다. 지난 봄에 극심했던 1차 팬데믹이 어느 정도 소강상태가 되면서 유럽 지역 국가들이 여행 제한 조치를 풀었을 때다.[AFP=연합뉴스]

무엇보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진단 과정에서의 혼선이다. 연구진은 동시 감염 시 따로 감염된 경우보다 30~50% 가량 코로나19 진단율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잠복기는 평균 5일 이상이고 독감은 1~2일 가량이다. 동시 감염 환자의 독감 증상이 먼저 사라지면서 진단에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지난 5월 독감과 코로나19 감염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구글과 미국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의 공동 연구 결과, 독감 바이러스는 인체에서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2(ACE2)의 양을 크게 증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ACE2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체내 숙주세포와 결합하는 데 사용되는 주요 수용체다. 코로나19에 더 잘 감염되는 상태가 된다는 뜻이다.

역사적 사례도 있다. 5000만명이 사망한 1918년의 A형 신종 인플루엔자(H1N1), 일명 '스페인 독감'은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감염시키고 소강됐다. 이 A형 인플루엔자의 수년에 걸친 수차례의 팬데믹 그래프가 계절성 독감이 유행할 때와 일치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과학자들은 독감과 신종 바이러스 유행의 연관성을 믿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연구진 역시 이번 코로나19 1차 팬데믹이 잠시 소강 국면으로 갔던 것은 계절성 독감이 유행하는 봄이 지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美 "최악의 가을 될 수도" 中 "독감 백신 공급↑"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의 한 병원에서 환자가 독감 백신을 맞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의 한 병원에서 환자가 독감 백신을 맞고 있다. [AP=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 역시 지난달 "나도, 그 누구도 가을 독감 유행시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며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박사는 미국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지침을 따르지 않으면 가을에 우리가 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독감 유행 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대비에 들어갔다.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NIFDC)의 장후이 부국장은 최근 "우리는 올해 3000만명분의 독감 백신을 공급했다"면서 "다음 달 독감 계절이 시작될 때 최종적인 공급량은 5000만명분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은 통상 연간 전체 인구의 2%에 해당하는 3000만명분의 독감 백신을 공급해왔으나 올해는 특수 상황을 고려해 독감 백신을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쩡광 전염병학 수석과학자는 올해 가을과 겨울에 코로나19와 계절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중 위협'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면서 독감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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