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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집값 안정에 불안감 “시중 넘치는 돈, 주택시장 유입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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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올해 남은 넉 달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한국은행의 진단은 어둡다. 일단 지금의 위기가 더 큰 실물경제 충격으로 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경기 회복세는 기대보다 더디다. 코로나19의 장기화가 한국 경제를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괴롭힐 수 있다.

정부의 주택정책엔 긍정적 평가 #코로나로 경제회복 쉽잖다 진단도

한은이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의결했다. 통화신용정책 결정 내용과 배경, 향후 정책 방향 등을 정리해 국회에 제출(연 2회 이상)하는 보고서다.

품목별 소매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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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세계 경제가 하반기부터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이전의 기대는 사라졌다. 국내 코로나19 2차 확산을 비롯해 신흥국도 최근 확산 속도가 더 빨라졌다. 미국 역시 일일 확진자 수가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하드웨어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코로나19 외에도 미·중 갈등 확대로 글로벌 교역이 빠르게 회복하긴 힘들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반적인 성장세 둔화와 낮은 물가상승 압력 등을 고려해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한은은 특히 대면서비스 소비 위축, 고용 및 소득여건 개선 지연, 대체소비 확대 관련 불확실성 등이 민간소비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형 통화정책국장은 “방역 조치가 완화돼도 대면 활동 위축은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 등 보건상 안전성이 입증되기 전까지 뚜렷하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숙박·음식업 등은 여타 산업보다 취업유발 효과가 높아 고용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종별 서비스업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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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불안감을 내비쳤다. 한은은 “8월 들어서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대책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다소 축소됐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완화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시장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단기화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단기화된 자금이 수익추구를 위해 자산시장 등으로 쏠릴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의미다.

박 부총재보는 “그간의 주택 거래 증가, 전셋값 상승, 하반기 분양 및 입주물량 확대 등이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시장으로의 자금유입 흐름이 지속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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