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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저금리 외평채 14억5000만 달러 발행…“해외투자자 신뢰 덕”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14억5000만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을 역대 가장 낮은 금리로 발행했다. 외평채 금리가 낮다는 것은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투자자의 신뢰도가 높음을 뜻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기획재정부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0년 만기 미국 달러화 표시 채권 6억2500만 달러와 5년 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 7억 유로를 발행했다. 외평채는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해 정부가 쌓아놓은 외국환평형기금이 외화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정부가 6년여 만에 발행하는 5년 만기 유로화 표시 외평채는 역대 최저인 –0.059% 금리로 발행됐다. 비(非) 유럽 국가의 유로화 표시 국채 중에선 첫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했다. 따라서 정부는 액면가인 7억 유로보다 많은 7억200만 유로를 받고, 만기에는 7억 유로만 상환하면 된다.

 10년 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도 발행금리 1.198%의 낮은 수준으로 발행됐다. 발행금리의 지표가 되는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한 데다, 한국 정부의 신용도(지표금리 대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외평채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높은 수요로 사상 최저금리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달러·유로화 외평채 각각 최대 50억 달러·50억 유로 이상의 투자자 주문이 접수돼 당초 예정(5억 달러·5억 유로)보다 발행 규모를 확대했다. 금리가 최초에 제시한 조건보다 낮아진 뒤에도 최종 유효주문이 발행물량보다 달러화는 5.8배, 유로화는 7.8배에 달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번 외평채 발행에 대해 “코로나19 확산 지속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경제에 신뢰를 보여준 해외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외평채 발행으로 향후 국내 기업·금융기관의 해외채권 발행금리 하락과 해외차입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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