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 때 주요 요인으로 고려하는 감염 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이 약 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환자 5명 중 1명꼴로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8.28~9.10) 신규 환자 3037명 가운데 조사 중인 환자는 695명으로 전체의 22.9%다. 집단감염 사례도 39.3%(1194명)를 차지한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10일 오후 브리핑에서 “감염경로 불분명, 즉 조사 중인 사례는 최근 2주 사이 20%를 넘는다”며 “집단감염 비율은 40%에 가깝고 의료기관 발생(2.1%) 사례까지 추가하면 40%가 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담감염 비율도 40% 육박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접촉자 추적 등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n차 전파를 고리로 한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일주일간 재생산지수는 전국과 수도권에서 모두 1이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생산지수는 감염병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지수가 1보다 아래면 1명이 1명을 채 감염시키지 못한다는 뜻이다. 권 부본부장은 “일단 1보다는 낮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하루하루의 발생상황에 따라, 집계 시점에 따라 변동이 있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환자 규모가 100명대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당국은 확진자 규모 외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 ▶집단감염 사례 ▶감염재생산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3일로 종료 예정인 수도권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를 주말께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10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감염경로 불명비율이라든지 집단감염의 사례가 얼마만큼 감소하고 있는 것인지, 향후에 발생자 수를 예측할 수 있는 감염재생산지수가 얼마만큼 안정적으로 억제되고 있는지 총괄적으로 살펴본 후에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국내 발생이 최근 100명대 수준으로 감소 상태를 유지하고는 있다”며 “그러나 며칠간 비록 소폭일지라도 일부 증가하기도 했고, (감염경로)미분류 환자도 조금씩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 높은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도권 중에서 인천만이 확연한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서울·경기 같은 경우 감소세가 확실하게 이어지지는 않는 상황이라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또“이번 주말까지 남은 나흘간 모두 힘을 모아서 외출 자제 그리고 거리두기에 집중한다면 적어도 1∼2주 내 더욱더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전국 중증 호흡기 질환 감시체계 가동”
한편 당국은 중증 호흡기 감염증 감시체계에 코로나 환자를 포함하는 등 코로나19 발생 상황을 다각도로 감시하는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14개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하는 중증 급성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를 9일부터 전국 42개 전체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했다. 당국은 이 감시체계를 통해 코로나를 포함해 총 9개 병원체를 감시한다. 권 부본부장은 “중증의 호흡기감염증 환자들에 대한 감시체계가 이미 전국적으로 표본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또 가을이 되면서 독감에 대한 감시체계를 가동하면 감시체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군에 신규로 입영하는 장병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