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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민원을""부모자식 끊으란 거냐"…황당 '秋 수호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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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오죽하면 민원 했겠나” (10일, 설훈 의원)

“부모자식 단절하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니잖나” (10일, 장경태 의원)

“카투사는 편해서 논란 의미 없어” (9일, 우상호 의원)

“김치찌개 시킨 것 빨리 좀 주세요, 이게 청탁이냐” (8일, 정청래 의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아들의 ‘군 복무 휴가 특혜 의혹’에 휩싸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연일 엄호하고 있다.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추 장관 옹호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데, 상당수는 오히려 반발을 사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국민 인식을 고려하지 못한 이들의 ‘말말말’은 추 장관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민주당은 요일별로 한 사람씩 나오기로 순번을 정했냐”, “누구 하나 죄송하다는 인간이 없다”, “적당히 좀 해라”라는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오죽하면? 어찌 내 편에만 관대한지”

10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건 민주당 설훈 의원의 ‘오죽하면’ 발언이다.

설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추 장관 부부 중 한 사람이 아들과 관련해 민원을 넣었다는 내용의 ‘국방부 문건’과 관련해 “오죽하면 민원을 했겠나”라며 감쌌다. 그는 “당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냐”며 “정식 절차로 한 게 아니냐. 다리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본인이 어떻게 (민원을) 내냐”고 말했다. 그는 “절차에 하자가 없어 시비를 걸 일이 아니다”라며 추 장관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억울한 상황에 대해선 억울함을 호소하는 쪽의 이야기를 해 줘야 한다”면서다.

그의 발언은 즉각 역풍을 불러왔다. 내용을 전한 기사에는 “어찌 그리 자기 편에는 관대하고 이해심이 넓은가”, “그런 논리라면 세상에 이해 안되는 게 없겠다”, “오죽하면? 그게 왜 당신들 집단에만 적용되나” 등 비난 댓글이 쇄도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임현동 기자

더욱이 설 의원의 ‘추 장관 아들 감싸기’는 처음도 아니다. 그는 지난 1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출석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발언으로도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설 의원은 “서 일병(추 장관 아들)은 군에 가기 전 무릎 수술을 해서 군에 안 갈 수 있는 조건인데도 어머니의 사회적 위치 때문에 ‘내가 안 가도 되지만 가야 되겠다’고 결정해 군에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가도 되는 군대에 갔으니 칭찬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 역시 “차라리 가지를 말지, 갔으면 제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어불성설이라고 비난받았다.

“누가 부모자식 연 끊으랬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같은 날 장경태 의원도 ‘국방부 문건’을 거론하면서 “청탁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면 아예 연락을 두절하고 부모자식간 관계도 단절하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추 장관을 방어했다. 추 장관의 당시 보좌관이 대신 전화해 병가 연장을 문의한 것에 대해서도 “정치인을 엄마로 둔 아들의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었겠다”며 이해심을 보였다.

장 의원의 발언에는 “누가 부모자식 인연을 끊으랬느냐”며 얼토당토않은 비약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힘 없어 부탁하지 못하는 부모는 자식과 관계를 끊으라는 거냐”며 국민을 무시하는 말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하루 전인 9일엔 우상호 의원의 “카투사는 편해서 논란이 의미 없다”는 발언이 종일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카투사는 육군처럼 훈련하지 않는다. 그 자체가 편한 보직이라 어디에 있든 다 똑같다”며 “카투사에서 휴가를 갔냐 안 갔냐, 보직을 이동하느냐 안 하느냐는 아무 의미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여론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카투사 예비역 모임인 ‘디시인사이드 카투사 갤러리’ 측은 공식 사과를 요구하면서 카투사 출신인 이낙연 대표까지 소환했다.

지난 2016년 12월 3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당시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연합뉴스

지난 2016년 12월 3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당시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연합뉴스

결국 우 의원은 하루 만에 “상처를 드린 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사죄했다. “카투사 장병들의 국가에 대한 헌신”에도 뒤늦게 감사를 표했지만, 입 밖을 나온 발언으로 이미 물은 엎질러진 상황이다.

“김치찌개도 늦게 시키고 먼저 달라면 욕먹어” 

정청래 의원의 김치찌개 발언은 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 때 나왔다.

그는 추 장관 보좌관의 전화 논란에 “우리가 식당 가서 김치찌개 시킨 것 빨리 좀 주세요, 그럼 이게 청탁이냐, 민원이냐. 알아볼 수 있는 것”이라고 추 장관 측을 두둔했다. 그러나 이 역시 “공사 구분이 안 되는 말”, “김치찌개도 늦게 주문하고 먼저 달라고 하면 욕먹는다”는 등의 반발을 불러왔다.

홍주희 기자 hog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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